미성년 性딥페이크, 발견 즉시 삭제·차단하라…의무 법제화

IT/과학

뉴스1,

2026년 2월 10일, 오전 05:50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악용한 딥페이크 성범죄 확산을 막기 위해 플랫폼의 삭제·차단 책임을 법으로 명확히 하는 입법이 추진된다. 피해 발생 이후 형사처벌에 의존하던 대응에서 벗어나, 유통 단계에서 피해를 신속히 끊겠다는 취지다.

10일 국회에 따르면 차지호 의원 등 10명은 최근 '딥페이크 피해 방지 및 삭제 의무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딥페이크와 디지털 위조물 개념을 별도로 정의하고, 온라인 플랫폼사업자에게 삭제·차단 및 확산 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성인 피해자가 삭제를 요청할 경우 플랫폼은 48시간 이내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차단해야 한다.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성적 합성물은 인지 즉시 삭제가 원칙이며, 기술적 사유가 있더라도 24시간 안에 조치를 완료해야 한다. 삭제·차단 이후에는 원본과 복제물, 재게시물 여부 등 조치 범위를 피해자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특히 미성년자 대상 성적 딥페이크에는 '비동의 추정 원칙'을 도입된다. 미성년자의 얼굴이나 신체가 성적 이미지로 합성된 사실이 확인되면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불법으로 본다.

유사·복제 콘텐츠 확산을 막기 위한 기술적 책임도 명시됐다. 플랫폼은 해시값 비교, 콘텐츠 지문 생성 등 기술을 활용해 동일하거나 본질적으로 유사한 콘텐츠를 일괄 차단해야 한다. 추천·재게시 알고리즘을 통한 2차 확산 역시 관리 대상으로 포함했다.

이번 법안에는 해외 플랫폼을 겨냥한 장치도 담겼다. 일정 규모 이상의 국외 플랫폼사업자에게 국내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고, 삭제·차단 의무 위반 시 대리인에게도 연대 책임을 지우도록 했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전년도 국내 매출의 1% 이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미국·호주·독일은 '시간 기준' 명시
해외 주요국은 이미 딥페이크나 비동의 성적 이미지 유통 삭제 시한을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은 2025년 제정된 '딥페이크 삭제 의무화법(TAKE IT DOWN Act)'를 통해 피해자가 통지한 경우 플랫폼이 48시간 이내 비동의 친밀 이미지와 성적 딥페이크를 삭제하도록 규정했다. 단순 원본 삭제에 그치지 않고, 동일 이미지의 중복 게시를 줄이기 위한 조치까지 요구한다.

호주는 규제기관 중심 모델을 택했다. 온라인안전법 체계에서 온라인안전위원회(eSafety Commissioner)가 비동의 친밀 이미지 등 불법 콘텐츠로 판단해 삭제 명령을 내리면, 플랫폼은 통지 수령 후 24시간 안에 삭제를 완료해야 한다. 신고 인지 시점이 아니라 규제기관의 공식 명령을 기점으로 시한이 작동한다.

독일은 플랫폼 규제 일반법에서 시간 기준을 가장 명확히 제시한 국가로 꼽힌다. '네트워크집행법(NetzDG)'에 따라 명백히 불법인 콘텐츠는 이용자 신고 접수 후 24시간 이내 삭제·차단해야 하며, 그 외 불법 콘텐츠도 통상 7일 안에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딥페이크 전용 규정은 아니지만, 불법 콘텐츠 대응에 시간 기준을 법으로 못 박은 대표 사례다.

이번 입법은 딥페이크 대응의 무게중심을 사후 처벌에서 '사전 차단'으로 옮기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주요국처럼 삭제 시한을 제도화한 만큼,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던 기존 제도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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