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튀어나온 지분규제…시장이 납득할만한 설명도 안해"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2월 11일, 오전 06:06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상한 규제(15~20%)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제기됐다. 관련 법안 논의 과정에서 지분 상한 규제가 충분히 공유되거나 쟁점화된 적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디지털자산거래소 소유규제에 대한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사진=이영훈 기자)
10일 이데일리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한 ‘디지털자산거래소 소유규제에 대한 긴급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왜 이 시점에 지분 규제가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정책 형성 과정의 투명성을 문제 삼았다. 해당 규제안은 지난해 12월 23일 금융위원회가 국회 디지털자산 TF 의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브리핑에서 처음으로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며 알려졌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조재우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정책 제기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내세우는 정당성이 무엇인지, 왜 지금 이런 규제가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국민과 시장이 납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도 공개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위가 정책의 파급 효과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검토를 했을 것”이라면서도 “그 검토 배경과 근거, 이 정책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지금까지 직접적으로 표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가 검토 내역을 바탕으로 입장을 제시하고,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도 금융당국의 정책 결정의 불투명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2022년부터 금융감독원에서 가상자산 규제를 만드는 일을 3년간 해왔고 2024년부터 현재까지 민주당쪽에서 입법에 관여를 해왔는데 단 한번도 쟁점이 된 적이 없었다”며 “갑자기 쟁점으로 된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있어야 하고, 정책이 시행된다면 20%를 초과하는 지분을 처분할 경우에 누가 취득하는지를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혜진 서강대 AI·SW대학원 교수는 “거래소 운영 수익이 소수의 창업자 주주에게 집중된다”는 문제 제기에서 지분 제한이 도출된 흐름을 언급하며 “돈을 많이 번 것이 이슈가 된 것도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을 많이 벌었다면 그 돈이 사회에 어떻게 쓰이도록 할지 고민하는 게 맞는 방향이지, 지분을 규제하겠다는 접근이 우리 사회의 원칙과 부합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입법 일정 지연 우려도 나왔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STO 법안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입법 사례를 거론하며 디지털자산 기본법 2단계 논의도 2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숫자나 지배구조 문제로 이슈가 이어지면 입법은 지방선거 이후로 밀릴 가능성도 높다”며 “흑백논리로 갈 것이 아니라 절충안을 마련해 입법 논의를 조속히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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