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 대리점의 모습. 2024.9.6 © 뉴스1 이재명 기자
지난해 연이은 해킹 사태에도 이동통신 3사가 연간 합산 영업이익 4조 원대를 회복했다.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표면적으로는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이지만, 성적표의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해킹 여파 속에 SK텔레콤(017670)은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KT(030200)는 영업이익이 3배 이상 급증했지만 부동산, 인건비 등 일회성 비용 효과가 컸다. LG유플러스(032640)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그 폭이 크지 않았으며 해킹 은폐 의혹 수사 결과에 따라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1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전날 KT를 끝으로 통신 3사의 지난해 연간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4조 4344억 원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7조 992억 원, 영업이익 1조 732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4.69%, 41.14% 감소한 수치다.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한 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지난해 유심 해킹 사태에 따른 5000억 원 규모 보상안 지급, 위약금 면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약 1348억 원의 과징금 등이 영향을 미쳤다. 실적이 크게 악화한 탓에 SK텔레콤은 3분기에 이어 기말 현금배당도 하지 않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올해실적 정상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을 방침이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6년은 실적 정상화를 최우선 목표로 할 예정이며, 예년 수준의 배당을 시행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KT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이 28조 2442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6.9%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조 4691억 원으로 같은 기간 205% 급증했다.
강북 본부 부지 개발로 인한 일회성 부동산 분양 이익이 일시에 반영됐고, 2024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기저효과로 작용하면서 실적 성장 폭이 컸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사태에 따른 4500억 원 규모 보상안, 위약금 면제 여파 등이 올해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어서 올해 상반기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14일의 위약금 면제 기간 31만 2902명의 가입자가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KT는 올해 해킹 사태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2025년 실적보다 훨씬 나은 2026년 실적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실적 악화 전망에 선을 그은 셈이다.
또 4500억 원 규모의 해킹 보상안이 미치는 재무적 영향도 크지 않을 거라고 시사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5조 4517억 원, 영업이익 8921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5.7%, 3.4% 증가한 수치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와 비교해 해킹 사태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반사 이익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다.SK텔레콤과 KT와 달리 해킹 피해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직접적인 재무적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LG유플러스의 서버에서 정보 유출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사고와 관련된 일부 서버가 재설치·폐기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LG유플러스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수사 결과에 따라 피해보상이나 과징금 등 처벌 수위가 정해지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셈이다.
이처럼 해킹 사태 여파가 지속되면서 통신 3사는 모두 고객 신뢰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또 신뢰를 바탕으로 한 통신 본업의 견조한 성장과 함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등 AI 신사업의 수익성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장민 KT CFO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네트워크, 정보보안 등 회사 본질을 강화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2026년에도 통신 본업 성장, AX 사업의 가시적 성과 창출, 그룹 핵심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더욱 단단한 펀더멘탈을 구축하고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Ktig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