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의 핵심 요소인 초전도체 기술을 체계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 강화와 산학연 협력, 글로벌 공동연구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초전도핵융합장치 K-STAR.(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핵융합 초전도체는 핵융합로 내부에서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기 위해 필요한 ‘초고자기장’을 만들어내는 핵심 소재다. 초전도체는 일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는 물질로, 대규모 전류를 손실 없이 흘려 강력한 자기장을 형성할 수 있다. 핵융합로에서는 이 초전도 자석이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가두는 역할을 한다.
특히 차세대 핵융합로에서는 더 강한 자기장을 구현할 수 있는 ‘고온초전도체’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고온초전도체는 기존 저온 초전도체보다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고, 더 강력한 자기장을 낼 수 있어 핵융합로 소형화와 경제성 확보에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16테슬라 시험 인프라 구축…CERN과 공동연구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전도 도체 시험·검증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16테슬라(T)급 시험시설을 마련해 국내에서 고성능 초전도 도체의 성능과 신뢰성을 직접 검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스위스 SULTAN 시설이 12T 수준 시험이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와 초전도 선재 공동연구에 착수한다. CERN은 세계 최대 입자충돌기(LHC)를 운영하는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초전도 자석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핵융합로의 핵심 부품인 블랭킷 기술을 유럽연합(EU)과 공동 개발 중이다.
◇글로벌 경쟁 가속…미국·유럽도 민간 중심 투자 확대
핵융합 초전도체 기술 경쟁은 이미 글로벌 차원에서 치열하다. 미국의 커먼웰스퓨전시스템즈(CFS)는 고온초전도 자석을 기반으로 소형 핵융합로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영국·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도 민간 주도의 핵융합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초전도 자석 기술은 핵융합뿐 아니라 대형 가속기, 의료용 자기공명영상(MRI), 차세대 전력망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 가능해 ‘게임 체인저’ 기술로 꼽힌다.
◇상용화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핵융합이 상용화될 경우, 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연료 고갈 우려가 적은 ‘꿈의 에너지’가 현실화된다. 초전도체 기술 자립은 단순한 연구 성과를 넘어 에너지 안보와 첨단 산업 경쟁력 확보로 이어진다.
또 고온초전도 기술을 확보하면 핵융합로 소형화와 건설 비용 절감이 가능해져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산업계에서는 초전도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새로운 시장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연구기관·대학·산업계가 참여하는 ‘원팀’ 협력 체계를 구축해 기술 개발과 실증, 산업화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2035년까지 핵융합 초전도체 핵심 기술을 자립화해 차세대 에너지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과기정통부 오대현 미래전략기술정책관은 “초전도체 기술은 핵융합 상용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난제 중 하나”라며, “연구개발과 산학연 협력, 연구인프라 확충, 국제협력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우리나라가 초전도체 기술을 선도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오영국 원장은 “KSTAR 운영과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온초전도체를 포함한 차세대 초전도 핵심 기술 확보에 기여하겠다”며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연구 성과가 실제 기술 자립과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