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출시 예정인 AI 서비스 ‘카나나 인(in) 카카오톡’을 앞두고 서비스 이용약관을 전격 수정했다. 당초 카카오는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 기록과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나 광고에 활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다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이라는 지적을 받고 한 발 물러섰다.
특히 사적인 대화 맥락을 파악해 일정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 특성상, 이용자들은 자신의 대화가 AI 학습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카카오톡 내 대화 상황을 이해해 일정 관리, 정보 안내, 장소 및 상품 추천을 해 주는 에이전트형 서비스다.
이후 카카오는 “법령상 동의가 요구되는 경우 이용자의 별도 동의를 받는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이용자가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더라도, 실제 데이터 수집 단계에서 다시 한번 선택권을 주겠다는 취지다.
이는 국내 정서를 고려해 ‘포괄적 동의’ 대신 ‘명시적 선택’을 택함으로써 서비스 신뢰도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관련 법령을 준수하고 있으며, 이용자 개인정보 및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시 이용자 동의 같은 절차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인스타그램)
국내 기업들이 이용자 여론을 의식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과 달리, 메타는 지난해 약관을 변경한 뒤 공개 계정의 게시물과 사진은 물론, 24시간 후 사라지는 ‘스토리’까지 AI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메타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1항 6호의 ‘정당한 이익’을 근거로 들고 있지만, 국내 시민단체들은 이를 개인정보보호법 제3조의 ‘목적 명확화’ 및 ‘수집 최소화’ 원칙 위반으로 보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한 상태다. 그러나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메타가 국내에서 직접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도승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들은 한국 규제 당국의 판단보다 미국 내 주주나 투자자들의 사인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의사결정 구조를 가졌다”며 “국내 기업들만 강화된 동의 절차와 여론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되는 웃픈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24시간 후 사라진다는 특성상 이용자들이 보다 사적이고 일상적인 내용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인식돼 왔다. 게시물이 삭제되면 데이터도 소멸한다고 믿는 이용자와 달리, 메타는 이를 AI 모델 개선에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사진·영상과 텍스트가 결합된 스토리는 멀티모달 대형언어모델 학습에도 활용될 수 있다. 메타는 “보관된 스토리는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전환하기 전까지 AI 솔루션 개선에 사용된다”고 밝히고 있으나, 관련 안내가 복잡해 다수 이용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SNS 데이터에는 정치적 견해나 건강 상태 등 개인정보보호법 제23조가 엄격히 제한하는 민감정보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위법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을 고려해 국내 기업에도 일정 범위 내 AI 학습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장은 “약관에 명확히 반영해 동의를 전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며 “해외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