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전자 대표이사 노태문 사장이 '삼성 갤럭시 언팩 2026' 행사 직후 국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005930) 대표이사 사장(DX부문장)은 2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갤럭시 S26 시리즈가 지향하는 ‘모바일 에이전틱 AI’의 철학을 이렇게 정의했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AI 기능 추가를 넘어, 운영체제(OS) 차원에서 사용자의 맥락과 의도를 이해하고 실행하는 방향으로 AI 전략의 중심축을 옮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핵심 키워드는 구글과의 공동 전선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간담회에서 내세운 승부수는 구글과 함께 구축하는 ‘AI OS’다. 개별 애플리케이션 단에서 제공되는 AI 기능을 넘어, OS 단에서 사용자 맥락을 이해하고 서비스와 기능을 연결하는 프레임워크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노 사장은 사용자가 앱을 찾아 이동하거나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AI가 매끄럽게 처리해 사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갤럭시 S26을 기점으로 더 진화한 형태의 AI OS를 곧 선보이겠다는 메시지다.
◇‘과잉 개입’ 우려엔 선택권 보장…보안 전략으로 신뢰 확보
다만 AI가 OS 레벨에서 깊이 개입할수록 피로감이나 감시 우려, 정보 오남용에 대한 책임 문제 등은 필연적인 과제로 떠오른다. 삼성 역시 이러한 지점을 인식하고 ‘사용자 통제권’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노 사장은 “AI를 온디바이스로만 활용할지, 클라우드와 연동할지, 혹은 아예 사용하지 않을지를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며 정보 보호와 통제 경험 강화를 강조했다.
보안 전략도 한층 구체화했다.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시선을 차단하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최초 탑재 △머신러닝 기반으로 앱의 과도한 정보 접근을 감지하는 ‘개인정보보호 알림’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AI가 미등록 번호 전화를 대신 받아 대응하는 ‘통화 스크리닝’ 등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AI가 일상 인프라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신뢰’가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구글·퍼플렉시티와 AI 연합…삼성, 주도권 쥘까 플랫폼에 얹힐까
삼성전자는 구글에 더해 퍼플렉시티와의 협업도 공식화하며 ‘멀티 AI 연합’ 전략을 구체화했다. 갤럭시 S26에서는 퍼플렉시티가 삼성 브라우저 등에 적용돼 사용자가 다양한 AI를 비교·선택하며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노 사장은 “AI 사용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복수의 AI 기능을 비교하며 사용하길 원한다”고 언급하며 멀티 모델 접근성을 지속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전략은 스마트폰을 특정 AI에 종속된 단말이 아니라, 다양한 AI 모델을 유연하게 수용하는 ‘AI 허브’로 포지셔닝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동시에 빅테크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도 공존한다. 향후 AI 모델 경쟁력이 곧 단말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생태계 주도권을 유지하면서 파트너십을 관리할 수 있을지가 에이전틱 AI 시대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6(Galaxy Unpacked 2026)' 행사에서 삼성전자 대표이사 노태문 DX부문 사장이 3세대 AI폰 '갤럭시 S26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하드웨어 전략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삼성전자는 2년 만에 플래그십 라인업에 엑시노스를 재투입하며 성능과 전력 효율의 균형을 재정비했다. 갤럭시 S26·S26 플러스 모델에는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이 탑재됐다. 노 사장은 “공동 검증과 최적화 과정을 거쳐 목표한 수준의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AI를 넘어 메디테크, 로보틱스, 전장, 공조 등 4대 미래 성장 영역에 대한 투자 기조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헬스 분야는 규제 승인 등 장기적 준비가 필요한 만큼, 향후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고도화된 건강 관리 기능을 단계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갤럭시 AI 사용 가능 기기를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8억 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출시되는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 웨어러블 제품에 AI를 지원해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노 사장은 “갤럭시 S26 시리즈로 전작인 S25를 넘어서는 판매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부품 단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은 넘어야 할 산이다. 노 사장은 최근 환율 및 부품 비용 상승으로 인해 불가피한 가격 조정이 필요했음을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가격은 글로벌 주요 시장 대비 가장 경쟁력 있는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원가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