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추천한 천영식 방미통위 상임위원 후보자(펜앤드마이크 대표) 추천안은 부결됐고,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고민수 상임위원 후보자(강릉원주대 교수) 추천안은 가결됐다. 천 후보자 추천안은 재석의원 249명 중 찬성 116명, 반대 124명, 기권 9명으로 부결됐다. 반면 고 후보자 추천안은 찬성 228명, 반대 17명, 기권 4명으로 가결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일부와 조국혁신당이 천 후보자의 과거 내란 관련 칼럼 이력을 문제 삼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방통위와 방미통위 역사상 국회 추천 인사가 본회의에서 부결된 사례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미디어 업계 한 관계자는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율 투표한 민주당도, 30여 명이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국민의힘도 모두 문제”라고 지적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몫의 천영식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 후보자의 추천안이 부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장 큰 쟁점은 “앞으로 방미통위 회의를 열 수 있느냐”는 대목이다. 방미통위 설치법상 회의 개의 요건인 의사 정족수는 4인인데, 민주당 추천인 고민수 상임위원이 합류하더라도 현재 구성(대통령 지명 김종철 위원장, 대통령 지명 류신환 비상임위원, 고민수 상임위원)만으로는 3명에 그쳐 의결은 물론 회의 자체를 열지 못한다.
민주당에서는 비상임위원 추천이 남아 있어 윤성옥 민주당 추천 위원(경기대 교수)과 최수영 국민의힘 추천 위원(시사평론가)이 합류하면 문제가 해소된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천영식 부결 사태를 이유로 방미통위 위원 선임 절차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비상임위원 추천도 ‘의장 전결 vs 본회의 의결’ 해석 충돌
비상임위원 추천 절차를 두고도 해석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비상임위원은 국회 본회의 의결 없이 국회의장 전결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국회 의사과 등에서는 방미통위 설치법에 ‘추천’으로 규정돼 있더라도 본회의 의결을 전제로 봐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 교수는 “국회 추천인 국민권익위 비상임위원도 국회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았나”라며 “방미통위 비상임위원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결국 국민의힘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의결 자체가 장기간 막힐 수 있고, 추가 인선이 지연되면 방미통위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설사 정부와 여당 추천 위원 4명 모두가 선임돼도 여야 합의 행정기구인 방미통위에서 여권 추천 4명만 모여 현안들을 의결하는데 대한 정치적인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국회 추천 몫을 처리하는 원칙과 예외, 그리고 본회의 의결 필요 여부를 둘러싼 해석에 혼선이 커졌다는 평가다.
◇3월 현안 줄줄이 대기…“할 일 많은데 방법 없다”
방미통위 위원 추천 공백이 길어질 경우 3월부터 처리해야 할 현안이 줄줄이 밀릴 수 있다.
특히 개정 방송법 후속 절차가 대표적이다. KBS 등 공영방송 이사 추천 주체를 확대하는 내용의 방송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사 추천 단체 일부를 방미통위 규칙으로 정해야 해 방미통위가 정상 가동되지 않으면 절차가 사실상 멈춘다.
이외에도 쿠팡 ‘납치광고’ 사실조사에 따른 제재, 구글·애플 인앱결제 강제 관련 과징금 등 굵직한 의결 사안이 대기 중인데, 방미통위 내부에서도 “할 일이 많은데 이런 식이면 방법이 없다”는 탄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여야가 협치로 방미통위 위원 공백을 해소하고, 국회 추천 몫 처리 원칙과 예외를 둘러싼 해석 논란부터 정리하지 않으면 유사한 파행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같은 날 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 국회 추천 몫 2건은 모두 가결됐다. 민주당 추천 김바올 후보자 추천안은 찬성 222명, 반대 16명, 기권 11명으로 통과됐고, 국힘 추천 신상욱 후보자 추천안은 찬성 229명, 반대 10명, 기권 10명으로 가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