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 공습에 통신 질서 재편…GSMA “저궤도 위성도 동일 규제 적용해야”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3월 04일, 오후 06:3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통신의 경계가 지상을 넘어 우주로 확장되고 있다. 저궤도 위성(LEO, Low Earth Orbit)이 일반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되는 ‘직접 이용자 연결 서비스(D2U, Direct-to-User)’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통신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3일(현지시간)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위성 통신 시대에 맞는 새로운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정책 보고서를 발표하며 “위성과 이동통신이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동일한 규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2일(현지시간) MWC26에서 "스타링크와 함께하는 위성-모바일 통신 기술의 미래"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GSMA는 보고서 ‘위성 서비스 규제 대비(Regulatory Preparedness for Satellite Services)’에서 저궤도 위성 기술이 통신 서비스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일부 사업자는 지상 이동통신사와 협력 없이도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기존 규제 체계와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GSMA는 “저궤도 위성 서비스가 초기 확산 단계에 있는 지금이 규제 체계를 정비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시장 진입 규칙을 명확히 해야 투자와 서비스 혁신이 동시에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존 지우스티(John Giusti) GSMA 최고규제책임자(CRO)는 “LEO 위성 서비스는 연결성이 부족한 지역을 확대하고 네트워크 회복력을 강화하며 새로운 단말 직접 연결 서비스(D2D, Direct-to-Device)를 가능하게 한다”며 “모바일 사업자와 위성 사업자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비교 가능한 규제 요건을 적용해야 소비자 보호와 장기 투자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새로운 위성 통신 시대에 필요한 규제 원칙으로 ▲투명성과 예측가능성(Transparency & Predictability) ▲규제 동등성(Regulatory Parity) ▲정책 조화(Harmonisation) ▲정부·산업 간 협의(Collaboration & Consultation) ▲혁신과 공익의 균형(Balance Innovation with Regulation)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이 같은 논의가 제기된 배경에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가 있다. 스페이스X는 최근 위성-스마트폰 직결 서비스를 ‘스타링크 모바일(Starlink Mobile)’로 재정비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마이크 니콜스(Mike Nicolls) 스타링크 부문 수석부사장은 “2세대 스타링크 모바일 시스템은 별도의 장비 없이 일반 스마트폰을 위성과 직접 연결해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적 구조”라며 2026년 말까지 사용자 2500만 명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스페이스X는 현재 약 16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으며 향후 차세대 발사체 스타십(Starship)을 활용해 위성망을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규제 당국에 최대 1만5000기의 위성 추가 배치를 신청하며 글로벌 위성 통신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스타링크의 공세에 대응해 유럽 통신사들도 움직이고 있다.

영국 보다폰(Vodafone)은 위성 기업 AST 스페이스모바일(AST SpaceMobile)과 협력해 ‘유럽 위성 연결 연합(Satellite Connects Europe)’을 출범시켰다. 오렌지(Orange), 텔레포니카(Telefonica), 티모바일(T-Mobile) 등 유럽 주요 사업자들이 참여해 위성 기반 통신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마르게리타 델라 발레(Margherita Della Valle) 보다폰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위성 통신 시장을 “서부 개척 시대(Wild West)”에 비유하며 “기술이 규제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 소비자 보호와 보안을 위한 국제적 규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은 스타링크와 협력해 스마트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하는 단말 직결 서비스 ‘다이렉트 투 디바이스(D2D, Direct-to-Device)’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서비스는 2028년 초 독일을 포함한 유럽 10개국에서 순차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위성 기업과 통신사들은 이 기술이 기존 통신망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네트워크(Hybrid Network)’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윈 숏웰(Gwynne Shotwell) 스페이스X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스타링크 모바일은 지상망이 없는 지역에서 긴급 구조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하는 생명 구하는 기술”이라며 위성 통신의 공공적 역할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스타링크를 중심으로 한 위성 통신 확산이 글로벌 통신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꾸는 동시에, 규제 체계 재정비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GSMA 역시 “위성과 이동통신이 공존하는 새로운 통신 생태계에서는 기술 변화에 맞는 규제 정렬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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