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테크 전문 애널리스트인 베네딕트 에반스는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6’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AI 산업의 미래를 ‘항공 산업’에 비유하며, 파운데이션 모델 자체에 매몰된 현재의 과열 양상을 경고했다.
테크 전문 분석가 크리스 에반스가
에반스는 현재 OpenAI, 구글 등 빅테크가 주도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시장이 ‘항공 산업’의 경로를 걷고 있다고 분석했다. 항공 산업은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되는 거대 인프라 사업이지만, 정작 개별 항공사 간의 서비스 차별화는 매우 어렵고 수익성은 극히 낮은 구조를 갖고 있다.
실제 올해 AI 인프라에 투입될 전 세계 자산 규모는 약 7,000억 달러(한화 약 93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 투입에도 불구하고 모델 간의 변별력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에반스는 “LLM 구축 비용은 갈수록 비싸지지만, 품질은 상향 평준화될 것”이라며 “결국 파운데이션 모델은 누구나 쓸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나 ‘전기’ 같은 범용 유틸리티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AI 서비스 묶는 빅테크...쪼개는 스타트업
이런 지형 변화 속에서 에반스는 ‘번들링’과 ‘언번들링’이라는 고전적 경영 전략을 예로 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세일즈포스 같은 빅테크 거인들은 기존 서비스에 AI를 끼워 파는 ‘번들링’으로 수성에 나서고 있다. 반면 스타트업은 엑셀, 이메일, SAP 속에 파편화되어 있던 특정 기능들을 AI로 최적화해 끄집어내는 언번들링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빅테크와 직접 경쟁하는 것은 2005년에 구글과 검색으로 맞붙겠다는 것과 같다”며 “스타트업들은 빅테크에 맞서지 마라”고 조언했다.
대신 거대 모델이 해결하지 못하는 ‘매우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문제’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엑셀의 한 기능을 완벽히 대체하는 AI가 100억 달러 가치의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조급함을 버려라, 혁신은 ‘제품화’에 있다”
에반스는 현재의 AI 열풍을 1997년 인터넷 버블과 2008년 모바일 혁명 초기에 비유했다. 모든 것이 당장 내일 바뀔 것 같은 ‘유포리아(행복감)’에 빠져 있지만, 실제 기술이 산업의 근간에 뿌리내리기까지는 10~2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핵심은 모델의 크기가 아니라 제품화 능력에 있따. AI의 환각이나 오류를 기술적으로 완벽히 없애려 하기보다, 오류가 있어도 괜찮은 영역을 찾거나 인터페이스로 이를 제어해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기업가의 역량이라는 뜻이다.
에반스는 마지막으로 “지금 우리가 만드는 것들은 1년 뒤면 완전히 다른 모습일 것”이라며 “조급함을 버리고 이 기술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