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실시간 트렌드
포털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실검)가 6년 만에 부활했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에 인수를 앞둔 상황에서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향후 AI와 검색 엔진을 결합한 차세대 AI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을 운영하는 AXZ는 지난 3일 '실시간 트렌드' 베타 서비스를 열었다. 기존 여론 왜곡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기반 데이터를 수집하고, AI 필터링을 통해 인위적인 키워드 조작을 막도록 한 게 이전 '실검'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AI 시대에 실검을 부활시킨 데는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존재감 회복이다. 1995년 문을 연 다음은 한때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실검은 다음이 국민 포털로 자리 잡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다른 사람이 관심 갖는 일이나 지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하는 데 실검이 활용되면서, 2020년 2월 서비스 종료 전 약 20년간 이용자들이 다음을 찾게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현재 다음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네이버는 물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빙에도 밀리며 4위로 내려앉았다.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다음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1.56%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검 부활이 다음의 이용자 점유율과 체류 시간을 늘려줄 것으로 내다본다.
김옥태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어떤 소비자든 지금 다른 사람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에 관심 갖는 건 미디어 심리학적으로 당연한 현상"이라며 "실검 부활은 다음의 포털 전략상 꼭 필요한 조치로, 실검 데이터가 사용자와 포털에 주는 의미가 크다"고 짚었다.
이어 "포털은 주목을 끌어야 이용자 유입과 체류 시간을 늘리고 수익화에도 도움이 되는 데, 실검은 중요한 셀링 포인트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업스테이지 홈페이지 갈무리) 2023.06.22 © 뉴스1
실검 부활의 또 다른 목적은 'AI 시너지'다. 지난 1월 말 카카오(035720)는 업스테이지에 다음 운영사 AXZ의 지분을 넘기고, 업스테이지의 일정 지분을 취득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업스테이지는 다음이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기술력 고도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를 다음 서비스와 결합한 차세대 AI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번 실시간 트렌드 서비스 출시가 사전에 협의된 내용은 아니라고 밝혔다. 인수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서비스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음 측 관계자는 "아직 매각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AXZ가 독자적으로 다음 서비스를 운영 중인 상황"이라며 "실시간 트렌드 서비스는 이용자 분들에게 정보를 잘 제공하고, 검색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도 "아직 실사 단계이다 보니 저희가 (다음) 서비스 쪽에 개입하진 않는다"며 "실제 인수가 확정되면 그때 구체적인 서비스 관련된 내용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실검' 부활이 양사의 AI 시너지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오세욱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실검 서비스를 다시 오픈하면 이에 따른 이용자의 반응, 관심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며 "(실검 뿐만 아니라) 뉴스나 댓글도 특정 사안에 대한 이용자의 의견 데이터로 AI 학습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옥태 교수는 "AI는 학습 데이터의 종류와 양이 중요한데, 지금 챗GPT보다 제미나이가 앞서가는 건 구글이 확보한 데이터가 많기 때문"이라며 "포털에서 생성되는 사용자의 다양한 반응 데이터로 AI를 고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