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흔들리는 덴탈업계…덴티스, 행동주의펀드 공세 '주목'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3월 13일, 오전 08:11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국내 덴탈업계에서 경영권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가 덴티움(145720)을 정조준한 가운데 덴티스(261200)가 시가총액과 지배구조 측면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취약한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덴티스, 시총 600억원대…"외부 공격에 취약…경영권 방어 부담"

6일 덴탈업계에 따르면 덴티스가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인 만큼 외부 세력의 공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덴티스의 지난 5일 시총은 659억원으로 덴티움(145720)(5147억원), 디오(039840)(2408억원)에 비해서 매우 낮다. 현재 덴티스의 최대주주는 심기봉 대표로 특수관계인 포함 총 28.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시총 자체가 낮은 상황에서는 최대주주 지분율과 무관하게 외부 세력이 일정 지분만 확보해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총이 작은 회사는 적은 비용으로도 의미 있는 지분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경영권 리스크가 항상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덴탈업계에서는 이미 주요 기업들의 경영권 변화가 잇따랐다. 오스템임플란트와 디오는 사모펀드에 매각되며 경영권이 넘어갔다. 메가젠임플란트 역시 한때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며 투자은행(IB) 업계의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등 독자 노선을 모색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덴티스의 경우 시총 규모가 수백억원대에 불과해 사모펀드보다 단기 투자 성격의 자금의 지분 확보 시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덴티스 같은 기업을 노린다면 산업적 투자 목적보다는 셸(shell) 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셸은 상장사로서 사실상 껍데기 역할만 하는 회사를 뜻한다. 주로 비상장사가 시가총액이 작은 상장사를 인수해 우회상장하는 통로로 활용된다.



◇임플란트 업황 둔화…PE 관심도 식었다

최근 덴탈업계의 업황이 둔화하면서 사모펀드의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사모펀드의 국내 덴탈업체 인수·합병(M&A)은 2024년 이후 뚝 끊겼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덴탈업체 M&A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도 2~3년 이야기"라며 "PE 입장에서는 기업 인수 후 기업가치를 높여야 하는데 요즘 덴탈업계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덴탈에 대한 관심이 많이 사그라든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국내 덴탈업계는 올해 들어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의 연간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덴티움, 덴티스 등의 연간 잠정 실적만 살펴봐도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연초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도 이러한 실적 부진을 의식한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국내 2위 임플란트 업체인 덴티움의 지난해 매출은 3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41억원, 167억으로 34.9%, 76.9% 급감했다. 덴티스는 지난해 매출은 1142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손실이 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2% 폭증했다. 지난해 순손실은 164억원으로 전년 23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국 임플란트 시장의 가격 규제와 글로벌 수요 둔화 등이 겹치면서 국내 덴탈산업 전반의 성장성이 둔화됐다고 보고 있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임플란트 업체의 특성상 중국의 중앙집중식구매(VBP) 정책 이후 가격 경쟁이 심화된 것이 수익성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덴티움, 얼라인 공세에도 수소연료사업 고수

이런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덴티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시장에서는 덴티움의 체질 개선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가 개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덴티움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덴티움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91억원, 265억원으로 각각 컨센서스를 4%, 47% 상회했다"며 "중국 의존도가 줄었고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에서의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잇어 올해 실적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얼라인은 덴티움의 저평가 원인으로 내부거래와 이사회 독립성 부족 등을 지목하며 사외이사 확대와 감사위원회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얼라인은 덴티움이 지배주주와 이해관계가 있는 관계사들과 상당한 규모의 내부거래를 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아울러 얼라인은 임플란트 본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은 수소연료전지 사업 투자도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러한 거버넌스(지배구조) 리스크가 글로벌 동종 기업 대비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할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얼라인 측의 주장이다.

덴티움 역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덴티움은 지난 4일 기취득 자사주 전량(보통주 1025만3850주) 소각을 결정하며 얼라인에 맞섰다. 앞서 지난달 2일 결의한 자사주 소각을 포함하면 총 244만4939주로 약 1200억원 규모에 이른다.

덴티움 측은 "자기주식 전량을 소각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전체 주주의 공동이익과 회사의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얼라인이 문제 삼는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대해서도 중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실제로 덴티움은 내부적으로 수소연료전지 사업 지속 의지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덴탈업계 관계자는 "덴티움 윗선에서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고 들었다"며 "덴티움은 전혀 신사업을 중단할 기미가 없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덴티움이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쉽게 내려놓지 않는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임플란트 산업 성장이 둔화되면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라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본업과 연관성이 낮은 사업을 고집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덴탈업계 관계자는 "임플란트 기업이 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낯설긴 하다"면서 "경영진이 왜 그런 전략적 판단을 한 것인지에 대해 시장과 충분히 소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