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대기업들은 현행 소프트웨어진흥법상 ‘신기술 분야 예외’ 조항을 활용해 공공 AI 사업에 꾸준히 참여해 왔다. 문제는 최근 공공 SW 사업 자체가 AI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이 예외 규정이 사실상 시장 전반으로 확대 적용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사업 규모도 크게 줄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는 데이터바우처 사업은 지난해 총 207억원 규모로 460건이 지원됐지만, 올해는 72억원 규모로 축소돼 120건 지원에 그칠 예정이다. 예산과 지원 건수 모두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현장에서는 체감 변화가 더 크다. 빅데이터에서 판단AI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빅스터의 이현종 대표는 “예전에는 공공 SW 시장에 10억원 안팎의 사업이 여러 개 있었지만, 지금은 중소기업이 도전할 만한 사업이 30% 수준으로 줄었다”며 “정보화 사업에 AI가 포함되면서 제안요청서에도 대기업 참여 제한이 없는 사업으로 표시돼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기존 중소기업 지원 사업도 형식적으로 유지되는 수준이어서 작은 회사들끼리 경쟁만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대기업 중심의 수주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더라도, 중소기업이 소외되지 않도록 상생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신기술 분야 예외 심의는 공공시장이 신기술 투자와 신시장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 참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며 “예외 인정으로 대기업이 참여하는 경우에도 대·중견·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통해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공공 AX 전환이 본격화할수록 대기업 쏠림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본다. 과거의 단순한 디지털 전환 사업과 달리 최근 공공 AX 사업은 초거대 AI 모델,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 빅데이터 분석, 보안, 시스템 통합까지 함께 요구하는 복합 프로젝트로 바뀌고 있어서다.
대기업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AX 사업은 고도화된 기술력과 대규모 인력 투입이 필요한 분야여서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과 경험을 갖춘 기업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공공 AX 사업은 데이터 처리와 시스템 통합, 보안, 운영까지 포함되는 복합 프로젝트인 만큼 사업 안정성과 책임 있는 수행 능력이 중요해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공공 SW 시장의 AI 전환이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대기업 참여 확대와 별개로 중소기업의 역할과 생존 기반을 함께 설계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빠를수록 시장 재편도 빨라지는 만큼, 공공 발주 구조가 특정 기업군에만 유리하게 굳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균형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