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현 팀모노리스 대표
중요한 점은 AI 교육이 기존 대학 교육과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초 OECD가 발표한 ‘디지털 교육 전망 2026’은 ‘AI 학습의 역설’을 경고했다. 생성형 AI로 수학 문제를 연습한 학생들의 성과는 48% 향상됐지만, AI 없이 치른 시험에서는 오히려 17% 하락했다.
잘 풀었다는 것이 곧 배웠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발생한 AI 부정행위 사태가 단적인 예다. AI가 결과물을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시대에, 결과만으로 역량을 판단하는 기존 평가 체계는 한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AI 교육의 방향성도 재점검이 필요하다. 최근 유행하는 ‘AI 도구로 OO 자동화하기’ 방식의 실무 교육은 본질적으로 소모적이다. AI 기술은 매달 진화하고, 전공과 프로젝트마다 직면하는 문제의 맥락과 디테일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AI 교육의 본질은 개개인이 직면한 문제를 깊이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창의적으로 설계하며, 적절한 AI를 선택해 효과적으로 문제를 돌파하는 근본적인 역량을 기르는 데 있다.
이 역량은 바로 ‘과정’에서 드러난다. 단순히 도구 활용법을 넘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법을 구상하며, AI를 통해 구현해 나가는 사고의 전 과정을 포함한다. 이 과정이 제대로 가시화되고 평가 지표로 활용될 때, 대학 교육은 비로소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다.
[AI DALL-E3가 생성한 이미지]
이제는 기술이 이 한계를 넘어야 한다. 필요한 것은 수업 관리·평가, 콘텐츠 제공·제작, 강의·실습·AI 도구 활용까지 하나로 통합된 운영체계다. 이는 학생의 모든 활동이 자연스럽게 디지털 기록으로 축적되고, AI가 그 과정을 관찰하고 해석하는 생태계다. 분절된 도구의 조합이 아닌, 교육의 전 과정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이뤄질 때 과정 데이터는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AI중심대학의 성패는 AI 기술을 얼마나 잘 가르치느냐가 아니라, 학생의 학습과 사고의 전 과정을 얼마나 정확하게 가시화하고 평가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
강의실과 현장을 잇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고민과 시행착오의 과정이 증명이 되는 교육 생태계를 만들 때, 비로소 우리는 AI 시대를 선도할 진짜 인재를 길러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