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술은 새부대에"…KT 키 잡는 박윤영, 임원 물갈이 초읽기

IT/과학

뉴스1,

2026년 3월 30일, 오전 06:20

박윤영 KT 대표 후보자. © 뉴스1 송원영 기자

지난해 말 대표로 내정된 박윤영 KT(030200) 대표 후보자가 이달 말 공식 취임한다.

펨토셀(불법 초소형 기지국) 관리 부실 등 해킹 사태에 따른 가입자 신뢰 회복 등 한가득 숙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할 박 후보자는 취임 직후 대규모 임원 인사를 통해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제4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 대표 내정자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주총에서 승인받는 즉시 공식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6일 박윤영 후보를 대표 후보로 확정했으며 박 후보자는 그 직후 인수위원회 성격의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조직 안정 방안을 구상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새 체제 시작을 기점으로 그간 미뤄졌던 인사와 조직개편도 곧바로 이뤄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일부 임원에게 퇴임 통보가 내려진 사실을 근거로 전무급 이상 고위 임원 상당수가 주총 직후 빠르게 교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술 분야 임원진 개편은 확정적인 분위기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장은(CTO) 최근 내부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에 앞서 신동훈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는 회사를 떠났다.

임원 교체와 더불어 조직 체계를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현재 7개인 광역본부를 4개 수준으로 줄이는 등의 조직 축소를 검토 중이다.

공시에 따르면 KT의 전무급 이상 임원은 25명 수준이며 미 등기임원 수는 94명에 이른다. 이들의 대다수는 현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 발탁된 인물이며 법무, 감사, 경영지원 등 핵심 분야를 관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 경영진이 조직 장악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최소 7명 이상의 임원을 교체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시점도 정기 주총 직후에 확정해 다음 달 중순까지는 발령까지 다 마칠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은 KT 서울 광화문 사옥. © 뉴스1 황기선 기자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새 경영진의 방향성을 드러내는 신호라고 읽는다. 취임이 다소 늦은 점을 감안해 조직 정비와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KT 앞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점 역시 이런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KT는 지난해 펨토셀 관리 부실로 인해 발생한 소액결제 침해 사태로 잃은 소비자 신뢰 회복과 보안 체계 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과기정통부 민관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액결제 피해 규모는 총 368명(777건), 2억 4319만 원이다. 현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과징금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여기에 AI·데이터센터·클라우드 등 미래 사업 경쟁력 재정비와 지연됐던 조직 개편을 통한 경영 정상화도 병행해야 한다. 관련해서는 사내 AI 조직을 대표 직속 부문으로 격상하는 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최근 본업인 통신에 더해 AI 분야 등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이달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 AIDC DBO 사업을 가속화하고 Agentic AICC 등 신사업 성장을 통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 역시 주총에 앞서 발송한 주주 서한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AI를 접목해 장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본원적 경쟁력을 축적해 가겠다"고 말했다.

3월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26에서도 이들은 AI와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공통 메시지로 'AI 컴퍼니로의 대전환'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취임 이후 인사(개편)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주총 직후 빠른 인사를 통해 조직 장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부문에 대해서는) 교체 (임원) 명단이 돌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들었는데 교체 폭이 상당하다고 알려졌다"고 말했다.

한편 박윤영 대표 후보자는 1992년 한국통신 입사 이후 30년 넘게 KT에서 근무한 정통 KT맨이다. 조직 구조와 의사결정 방식, 사업 흐름 이해도가 높아 취임 즉시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B2B 기반 신사업을 주도하며 클라우드·AI·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복합 전략을 추진해 온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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