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섭 성신여대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글로벌K-컬처경제포럼 회장)가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주권회복 시민위원회' 정책토론회에서 발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주권회복 시민위원회(위원장 방효창 경실련 정책위원장)’ 출범식 및 정책토론회에서 기조 발제를 맡은 김정섭 성신여대 교수는 현재의 디지털 생태계를 “과거 산적들이 길을 막고 통행세를 받던 횡포가 재현되는 상황”이라며 앱 마켓을 운영 빅테크인 구글과 애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구글과 애플이 30%에 달하는 고율의 수수료를 강제하는 방식을 두고 “흡사 전제군주나 총통의 통치 행위처럼 권력을 강력하고 전횡적으로 행사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로 인해 국내 게임 산업에서만 누적 10조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2년 3월 시행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에 대해서는 ‘미완의 입법’이라고 규정했다. 김 교수는 “수수료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앱 심사 지연, 노출 제한 등 플랫폼의 보복이 가능한 허점이 있었다”며 “법률 집행자인 정부로서도 조사와 과징금 집행 지연, 규제 위반 입증 등의 난제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입법적 한계로 인해 플랫폼 수수료 구조에 대한 종속성이 심한 우리나라 게임 산업이 디지털 주권 침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주권회복 시민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특히 넷플릭스의 독점이 K콘텐츠 산업을 ‘넷플릭스의 노예’로 만들고 있다며, “한국이 넷플릭스 체제에서 세계 3위의 콘텐츠 공급 국가임에도 정작 수익 구조에서는 ‘봉’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 1위 음악 플랫폼이었던 ‘멜론’ 역시 유튜브 프리미엄의 끼워팔기와 스포티파이의 저가 전략으로 고전하고 있는 현실을 짚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디지털 주권을 지키기 위해 온플법 제정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다만 현실적으로 미국의 거센 통상 압력을 고려할 때 실제 입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점도 인정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온플법 통과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으나, 미·중 무역 갈등과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등 국가 전체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입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방효창 시민위원회 위원장 역시 “미국이 비관세 영역에서도 어마어마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어 법안 처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정부 대응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김 교수는 입체적인 우회 전략을 제안했다. 직접적인 영업 규제가 통상 마찰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만큼,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에 광고를 집행하는 기업들에 1% 수준의 ‘디지털세’나 ‘디지털 광고세’를 도입해 이를 국내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게임사들의 집단소송 대리인인 이영기 외국변호사(위더피플 법률사무소) 또한 “한미 통상 이슈로 정부가 나서기 힘들다면, 과거 국채보상운동처럼 시민들이 직접 손해배상 청구에 나서서 디지털 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며 민간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