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 KT호 출범…임원 30% 줄이고 ‘단단한 본질’로 AICT 재도약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3월 31일, 오후 07:05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박윤영 KT 대표가 31일 공식 취임과 동시에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취임 첫날 형식적인 취임식 대신 노동조합 대의원대회를 찾은 데 이어, 임원 조직 30% 축소와 현장·보안·네트워크·AX 강화 방안을 내놓으며 새 체제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 박 대표가 내건 ‘단단한 본질’과 ‘확실한 성장’이 조직 개편과 첫 행보에 동시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박윤영 KT 대표이사
◇취임 첫날 노조부터 찾았다

31일 오전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 박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 KT 본사에서 열린 ‘KT 노동조합 2026년도 정기 전국대의원대회’에 참석했다. 대의원대회에 앞서 김인관 KT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나 노사 소통 의지도 밝혔다. 박 대표는 축사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첫 행사로 이 자리에 왔다”며 “KT는 기본 통신 역량 위에 AX를 더한 AX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임원 30% 줄이고 7개 광역본부 4개로

이번 개편의 핵심은 조직 슬림화와 현장 기능 강화다. KT는 임원급 조직을 약 30%, 30여명 줄이고 기존 7개 통합 광역본부 체제를 4개 권역으로 재편했다. 각 권역 조직은 B2C, B2B, 네트워크 등 관련 사업부문 직속으로 편입돼 본사와 현장 간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도록 설계됐다.

직접영업 조직인 토탈영업센터도 폐지된다. 이 조직 인력 2500여명은 고객서비스 지원과 정보보안 점검 등 현장 인력이 부족한 분야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별도 조직에 묶여 있던 인력을 다시 현장으로 돌려 네트워크 안정성과 고객 체감 품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조직개편의 방향은 B2C와 보안 부문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기존에는 커스터머부문과 미디어부문이 따로 운영됐지만, 개편 후에는 커스터머부문으로 통합된다. 미디어 전략과 사업, 기술 기능은 고객 전략·영업·서비스 조직과 한 축으로 묶인다. 미디어를 독립 축으로 키우기보다 통신과 고객 경험 중심으로 재정렬한 셈이다.

반면 보안은 대폭 강화됐다. 분산돼 있던 정보보안 기능을 정보보안실로 통합하고, 최고정보보호책임자 중심의 전사 보안 거버넌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KT는 지난해 펨토셀(이동기지국) 해킹으로 곤혹을 치른바 있다.

(사진 좌측부터)송규종 KT 법무실장(부사장), 이상운 KT 정보보안실장(전무), 박상원 KT AX사업부문장(사진=KT)
◇AX 재편하고 외부 전문가 수혈

AX와 기술 조직도 다시 짰다. 분산돼 있던 AX 기능은 별도 ‘AX사업부문’으로 통합됐다. 전략 수립부터 사업, 엔지니어링, 제안·이행, 기술 개발까지 하나의 책임 체계 아래 묶어 성장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AI 연구개발 조직은 ‘AX미래기술원’으로 재편하고, IT 개발·운영 기능은 별도 IT부문으로 분리했다. AI 연구와 전사 IT 운영의 역할을 나눠 전문성과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임원 인사 역시 같은 방향을 보여준다. 내부에서는 박현진 부사장이 커스터머부문장, 김봉균 부사장이 엔터프라이즈부문장, 김영인 부사장이 네트워크부문장, 옥경화 부사장이 IT부문장을 맡았다. 특히 김봉균 부사장은 B2B 사업을 총괄하고, 옥경화 부사장은 KT 첫 여성 부사장 승진자로 IT 분야를 이끌게 됐다. 이 과정에서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 정우진 전사컨설팅부문장, 임현규 경영지원부문장 등 김영섭 전 대표 때 영입됐던 대부분의 임원은 회사를 떠나게 됐다.

외부 영입도 눈에 띈다. 송규종 부사장은 법무실장으로 합류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파트너변호사, 국가정보원 감찰실장, 대검찰청 공안기획관 등을 지낸 인물로, 준법·리스크 관리 강화 카드로 해석된다. 이상운 전무는 정보보안실장으로 영입됐다. 금융결제원에서 CISO, CPO, CIO를 두루 맡은 보안 전문가다. 박상원 전무는 신설 AX사업부문장으로 합류했다. 삼정KPMG 컨설팅부문장 출신으로, 공공·기업 AX 전환과 대형 프로젝트 확대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외형 확대보다 본업 복원

이번 인사는 김영섭 전 대표 체제에서 대거 영입됐던 외부 인재들이 상당수 물러나고, 내부 승진과 선별적 외부 영입을 조합해 새 진용을 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외형 확대보다 통신 본업 경쟁력 회복과 고객 신뢰 복원, AI 전환의 실행력 강화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기조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도 드러났다. 박 대표는 “KT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잘해 온 것은 더욱 확실하게 키우고, 그간 축적된 고민과 과제는 하나씩 분명하게 풀어가겠다”며 “말과 형식보다 속도와 실행으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통신 본연의 경쟁력인 단단한 본질을 다지는 것이 고객 신뢰 회복과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초개인화와 산업 특화 AX 역량을 극대화하는 확실한 성장의 선순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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