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후 수년간 실질적인 기술이전 성과는 나오지 않았고 기술 검증 논란이 이어지면서 기대와 현실의 괴리는 빠르게 벌어졌다. 결국 셀리버리는 2023년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된 뒤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다. 혁신 기술이라는 기대만으로 시장이 얼마나 쉽게 움직이고 또 얼마나 빠르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대형계약 부각되며 투심 과열
삼천당제약(000250)을 둘러싼 최근 흐름을 두고 국내 바이오시장에 다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황제주, 쓰리헤븐 등 각종 별칭을 얻은 삼천당제약은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삼천당제약의 주가는 올해 첫 개장일에 24만4500원으로 출발한 뒤 세 달 만인 지난 3월 30일 123만3000원으로 꼭짓점을 찍었다. 주가가 세 달 만에 400% 치솟았다.
하지만 삼천당제약은 최고가 다음날 하한가라는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맞았다. 표면적으로 삼천당제약의 주가 급등은 최근 체결한 경구용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GLP)-1 비만·당뇨 치료제 제네릭 공급 계약 여파가 이끌었다. 유럽과 미국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는데 삼천당제약 측에 따르면 유럽 11개국에서 총 5조3000억원, 미국에서 10년간 15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의약품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비만치료제라는 테마와 그 중심에 있는 GLP-1 약물,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변환할 수 있는 경구용 플랫폼 기술 에스-패스(S-PASS) 개발 등 3가지 이벤트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기에 기대감을 심어주고 주가를 띄운 혁신 플랫폼 기술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자 삼천당제약 자체 신뢰도에도 금이 가면서 급락한 것이다.
◇보유기술 실효성 의혹에 주가 급락...코스닥 전체 불신 휩싸일 수도
삼천당제약의 사례는 단순한 개별 기업 이슈를 넘어 국내 바이오산업 전반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번 논란의 본질로 기술이 아니라 정보 비대칭과 기대치 관리 실패가 꼽힌다. 바이오산업은 미래 가치 기반 구조로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기대가 과도하게 프리미엄에 반영될 경우 이는 곧 산업 전체 리스크로 확산된다.
삼천당제약 역시 5조3000억원 유럽 계약, 15조원 미국 매출 등 대규모 수치가 먼저 부각되며 투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실제 계약 구조와 수익 실현 조건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으면서 주식시장의 해석이 엇갈렸다. 과거 셀리버리 사례와 유사한 흐름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문제는 삼천당제약 사례가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파마들의 협상에서 신뢰도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시와 보도자료 간 괴리, 계약 규모 해석 논란이 반복되면서 국내 바이오산업 전체를 위험하다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례는 국내 바이오산업의 과제가 기술이 아닌 신뢰 회복에 있음을 보여준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계약 규모를 강조하기보다 실제 수익 구조와 실현 가능성을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바이오 산업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빠르게 이탈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