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투입'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가동 임박...추가 수주 가능성도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06일, 오전 08:31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새로운 변곡점에 섰다. 오는 8월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 제1공장 준공을 앞두고 미국 시러큐스와의 투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중 갈등 심화와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수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수주 기회도 열리고 있다. 그러나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막대한 공장 투자로 영업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빠른 수주 확보가 사활이 걸린 과제로 떠올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과 한국 송도 공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으로 추가 수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공장(사진=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8월 가동...매출 확대 되나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8월 인천광역시 송도 제1공장 준공을 앞두고 추가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년 본격적인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는 만큼 초기 가동률을 끌어올릴 물량 확보가 시급하다. 대규모 투자로 인한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송도 메가플랜트의 성공적인 안착이 향후 글로벌 진출을 위한 생존 전략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공급망 다변화 수요가 맞물리면서 올해 수주 흐름이 전년 대비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수주 관련해서는 최근 고객사와 지속적으로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고 있다"며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최우선 과제로 단연 송도 1공장의 성공적인 준공과 조기 실적 개선이 꼽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3월 총 12만ℓ 규모의 송도 1공장 건설의 첫 삽을 떴다. 1공장에만 총 1조4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다. 1공장은 오는 8월 준공 일정에 맞춰 내부 인테리어와 핵심 생산 설비 구축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공격적인 인프라 확충은 회사의 재무 지표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 총 차입금은 약 8185억원에 달한다. 총 차입금은 전년(3744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한 해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7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이 순지출됐다. 모기업인 롯데지주(004990) 등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와 금융권 차입 등 조달 투트랙 전략을 통해 약 4000억원 수준의 현금을 바탕으로 메가플랜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또한 숨 고르기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20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344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시설 투자 확대로 인해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1498억원을 기록해 전년(1109억원 적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은 공장 건설뿐만이 아니다. 선발 주자들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 우수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최근 임직원에게 총 10만 2504주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차등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스톡옵션은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재무 건전성에 짐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신규 공장 가동에 발맞춰 수주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것만이 유일한 해답으로 바이오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은 생산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송도 1공장을 짓기 시작했다"며 "공장 투자로 당분간 적자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8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험 가동 및 승인 등 준비를 거쳐 상업생산은 2027년 2분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송도 1공장 가동을 통해 (손실을) 메꾸고 흑자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계약 현황 (자료=롯데바이오로직스, 팜이데일리 재구성)




◇미국-송도, 투트랙 전략...추가 수주 가능성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공장과 한국 송도 공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으로 경쟁 기업들과 대결을 펼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 현지에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틈새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강력한 차별화 포인트로 여겨진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 속에서 현지화 전략을 꾀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매력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 유치 행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라쿠텐메디칼(Rakuten Medical)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라쿠텐메디칼은 일본에서 이미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의 미국 임상 및 상업 생산을 롯데 측과 추진하며 파트너십을 굳건히 다지고 있다.

다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아직 시장을 뒤흔들 만한 초대형 미국 고객사를 새롭게 확보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롯데바이오로직스 측은 초기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시러큐스 시설의 안정화에 매진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게 받은 위탁 물량 계약을 연장하는 데 일단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시러큐스 공장에서 축적한 생산 노하우와 품질 관리 역량을 송도 신공장에 그대로 이식해 초기 수주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벤치마킹 전략을 펼친다.

수주 확대에 대한 현장의 기대감은 크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송도 1공장 준공이 임박함에 따라 고객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실제 현장을 방문하는 고객사도 계속 늘고 있다. 그것은 미국 시러큐스와 한국 송도 양쪽 모두에 해당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수주 실적이 가시화되면 자연스럽게 기업공개(IPO)에 대한 속도도 붙을 전망이다. 다만 모회사인 롯데지주가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어 상장 시 불거질 수 있는 중복 상장 논란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특허 장벽만큼이나 까다로운 과제이기도 하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IPO를 위해 주주 가치 제고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자본시장연구원 한 선임연구원은 “자회사를 상장하게 된다면 왜 자금 조달이 필요한지 주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며 “결실이 모회사 주주들에게 흘러갈 수 있도록 배당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IPO 시점은 송도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고 매출이 안정화되는 2027년 이후에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시장에서는 2028년으로 예상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상장과 관련해 "지금은 송도 바이오 캠퍼스를 포함한 글로벌 제조 운영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시러큐스와 송도 간 운영 조정을 통해 글로벌 CDMO로서의 실행 기반과 신뢰를 확고히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고 사업과 시장 환경이 성숙했을 때 자연스럽게 검토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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