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이룬 신약 꿈, HLB서 실현"…리보세라닙, 김태한 합류로 FDA 벽 넘을까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09일, 오후 05:51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삼성에서 못다 이룬 신약에 대한 꿈을 HLB그룹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작은 소망을 갖고 왔다."

김태한 HLB그룹 바이오 총괄 회장이 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주주간담회 통합 질의응답 시간에 일어서 이같이 말했다.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은 김 회장의 발언에 박수로 화답했다.

김태한 HLB그룹 바이오 총괄 회장은 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주주간담회 통합 질의응답 시간에 회사 합류 배경과 포부를 밝혔다. (사진=김새미 기자)


◇12년 삼성바이오 이끈 김태한 회장, HLB로 무대 옮긴 배경

바이오업계에선 HLB그룹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설립한 입지전적인 인물인 김 회장을 영입하면서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은 김 회장의 합류로 HLB(028300)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규제 대응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김 회장의 합류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오는 7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에 대한 FDA 간암치료제 승인 여부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초대 대표이사인 김 회장은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출범한 뒤 회사를 12년간 이끌어온 인물이다. 그는 삼성그룹 비서실과 삼성종합화학 상무, 삼성토탈 전무, 삼성전자(005930) 부사장을 거치며 그룹 내 주요 사업 전략과 신사업 발굴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김 회장은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고문과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다 올 초 HLB그룹 바이오부문을 총괄하는 회장으로 합류했다. 김 회장과 HLB의 인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회장은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을 송도로 초청해 신약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들려달라고 부탁했다.

김 회장은 "제가 바이오사업을 시작할 때 꿈이 세 가지였다"며 "하나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글로벌 톱으로 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성공하는 것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사실 제 임기 중에는 반드시 바이오 신약을 시작하고 싶었다"며 "임기를 마칠 때까지 바이오 신약 사업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 게 저한테는 정말 아쉬운 부분"이라고 고백했다.

김 회장은 본인도 회사 합류 전부터 HLB그룹에 투자해온 주주라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올해만 네 차례에 걸쳐 HLB이노베이션 주식 21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그는 "참고로 저도 2~3년 전부터 HLB그룹의 작은 주주"라며 "HLB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 신약 개발 역량에 많이 끌렸다"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연초에 (HLB그룹에) 와서 3개월 동안 열심히 들여다봤다"면서 "주옥 같은 파이프라인들이 있고 또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글로벌 생태계가 제가 보기엔 잘 구축돼 있다"고 평했다. 이어 "지난 수십년간 삼성에서 축적했던 제 경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적용해서 HLB그룹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신약개발 그룹으로 성장하는데 이바지하고자 조인했다"고 강조했다.

진 의장은 김 회장의 합류로 경영상 의사결정에 좀 더 자신감이 붙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풍부한 글로벌 경험과 규제 대응 역량이 HLB그룹 전반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취지에서다.

진 의장은 "HLB그룹이 경험과 네트워크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김 회장 합류 전에는)한 2시간 정도 회의를 하고 결정을 내린 뒤 이게 맞을까 하고 집에 가서 곱씹어보는 시간이 많았다. 약간 등골이 서늘하고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김 회장이 온 다음에는 우리의 고민들이 대부분 김 회장 경험의 범주 내에 있는 것들이라 명쾌한 결론이 나오니까 경영자로선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CRL은 No"…결국 CMC가 관건

주주들의 관심은 리보세라닙 FDA 승인과 직결된 화학·제조·품질관리(CMC) 현황에 쏠렸다. CMC 실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지적 사항이 잘 해결됐는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CMC 관련 질문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김 회장은 "제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표이사로 시작했지만 FDA 실사 때는 반드시 참석했다"며 "그래서 제가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보완요구서한(CRL)이라는 게 원래는 FDA에서 공식적으로 보내는 레터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은 CRL을 받는 것은 국내에 있는 기업들도 흔한 일이고 미국에 있는 기업들도 받기 때문에 놀랄 정도의 일은 아니다"라며 시장의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되는 발언을 했다.

김 회장은 "승인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경계선이었는데 한 번 더 보완 지시가 나간 게 두 번째 CRL이었고 만약 세 번째 CRL을 받는다고 하면 우리도 힘들지만 항서제약이 비상이 걸리는 상황"이라며 "미국에 있는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대대적으로 개선 작업을 하고 있고 다음 실사(inspection)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는 상황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삼성에서 10여 년간 FDA 실사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항서제약, 엘레바 등과 충분히 공유를 했기 때문에 HLB 그룹이나 엘레바나 항서나 제 자신이 정말 최선을 다한 것 같다"며 "이제 최종 결론이 오는7월로 임박해 있으니 주주들과 최종 결과를 한 번 지켜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답변에 주주들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김 회장의 합류로 HLB의 FDA 대응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리보세라닙 승인 여부는 오는 7월 23일까지 확인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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