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통위 현판도 못달았지만…출범 6개월 만 전체회의 "일하는 위원회"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10일, 오전 12:53

[경기(과천)=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앞. 과거 ‘방송통신위원회’의 현판이 떼어진 자리엔 아직 새 이름표가 달리지 않은 채 빈 벽면만이 남아 있었다.

방미통위 설치법 제정 후 6개월, 2023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2인 체제’ 파행 운영 이후 3년이라는 긴 규제 공백을 상징하듯 텅 빈 현판 자리를 뒤로하고, 방미통위는 이날 첫 전체회의를 열며 본격적인 가동을 알렸다.

10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입구에 현판 자리가 비어있다. 아래 사진은 작년 9월 방송통신위원회 시절 현판이 걸려있다. (사진=이소현 기자, 뉴스1)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 개최 전 인사말을 통해 “그간 여야를 막론하고 오랜 기간 위원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번 전체회의가 “단순한 재개를 넘어 방미통위가 미디어 질서 조정과 산업 혁신을 이끄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는 시사점”이라며 “지연된 과제들을 신속히 처리하는 ‘일하는 위원회’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1기 방미통위는 완전체는 아니지만 의결 정족수를 확보한 6인 체제로 닻을 올렸다. 상임위원은 김 위원장과 고민수 위원(강원대 교수) 2명이며, 비상임위원은 류신환(법무법인 지향 변호사), 윤성옥(경기대 교수), 이상근(서강대 교수), 최수영(서울1인미디어컨텐츠협회 이사장) 위원 등으로 구성됐다. 7인 정원 중 국회 추천 몫인 상임위원 1석은 현재 공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 남은 1인에 대한 신속한 추천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10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종철 위원장(가운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방미통위가 나아갈 정책 이정표를 제시했다.

우선 현장 중심의 진흥 행정을 주문했다. 고민수 상임위원은 “방미통위가 규제 기관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관련 산업의 성장을 도모하는 진흥 기관으로서의 면모를 발휘해야 한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AI 시대의 이용자 보호도 강조됐다. 류신환 비상임위원은 “AI 전환은 시민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산업 초기 단계부터 이용자 보호를 위한 규제의 기본 방향을 설계하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규제 불균형 해소도 언급됐다. 이상근 비상임위원은 글로벌 OTT와의 ‘비대칭 규제’ 문제를 정조준했다. 이 위원은 “수익이 글로벌 OTT와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음에도 이들이 기금 부담에서 제외되고 있다”며, “기금 부과 기준을 전통적 사업자 중심에서 실질적 수익 창출 주체 중심으로 재정리해 공정한 부담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합의제 기구로서의 신뢰 회복도 강조됐다. 최수영 비상임위원은 “이용자 보호를 통한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라며, “7인의 위원이 배려와 양보의 합의 정신을 발휘해 인사이트 있는 국가 기구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역 방송 정책의 혁신과 함께 미래 지향적 관점의 정책 수립도 요구했다. 윤성옥 비상임위원은 “미디어 정책의 핵심은 다양성이고 그 첫 번째 가치는 지역 사회”라며 관행을 벗어난 지역 방송 정책 개발을 촉구했다. 또 “지상파와 OTT 등이 5~10년 뒤 어떤 모습일지 미래적 관점의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미통위는 이날 1차 전체회의에서 지상파방송 사업자 재허가 등 의결안건 12건과 ‘방송 3법(방송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문화진흥회법)’ 시행령 개정 등 보고안건 11건, 총 23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영방송 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TV 수신료 결합징수’ 의무화를 명문화했다. 이는 과거 분리 징수 논란 이후 법 개정에 따른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또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이관된 유료방송 업무의 조문을 정비하고, 위원회 운영의 기틀이 될 ‘방미통위 회의 운영 규칙’ 등도 함께 제정했다.

규제 공백으로 인해 지연됐던 방송사 재허가 안건도 대거 처리됐다. 방미통위는 2024년과 2025년 상반기 재허가 대상이었던 한국방송공사(KBS) 등 150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를 의결했다. 방미통위는 재허가 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 총점 1000점 중 700점 이상 방송국엔 5년, 650점 이상 700점 미만 방송국엔 4년의 허가유효기간과 함께 재허가 조건을 부과했다.

다만 TBS 등 650점 미만을 받은 3개사 17개 방송국에 대해선 청문 절차를 통해 추후 재허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호우 피해 지역 주민들에 대한 수신료 면제안과 장애인 방송 서비스 확대 등 민생 및 시청자 복지 관련 안건도 통과시켰다.

10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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