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비만약, 웨이브 쇼크에 휘청…올릭스 '주목'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14일, 오전 08:31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최근 글로벌 리보핵산(RNA) 비만치료제들이 차례로 체중 감소 효과를 뚜렷히 검증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올릭스(226950)의 RNA 비만치료제가 오는 7~8월 확인될 유효성 데이터를 통해 실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할지 주목된다.



◇'웨이브 쇼크' 비만약인데 체중 감소는 0.9%만?

해외 RNA 기업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스(Wave Life Sciences, 웨이브)는 최근 비만치료제 'WVE-007'의 저용량(240mg) 6개월 및 중용량(400mg)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저용량군의 6개월 추적 결과는 내장지방이 14.3% 감소했고 총 지방이 5.3% 감소했다. 그러나 체중은 0.9% 감소하는데 그쳤다.

웨이브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공개한 비만치료제 'WVE-007'의 임상 1상 중간 결과 (자료=웨이브)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기준은 이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에 맞춰져 있다. FDA 허가 기준은 체중감소율 5%지만 시장의 눈높이는 체중 15~20% 감소를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회사 측은 내장지방과 근육 비율인 VMR이 16.5% 감소해 세마글루타이드(-12.2%)에 비해 체성분 개선이 GLP-1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웨이브의 주가는 하루 만에 49.59% 급락했다.

이는 RNA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인 올릭스의 'OLX501A'에 대한 우려로 번졌다. 이에 회사는 타깃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웨이브는 INHBE 타깃을 활용했지만 올릭스는 ALK7을 타깃하고 있다. 회사는 웨이브의 이번 데이터로 INHBE 타깃의 단독요법이 어렵다는 점을 확인하며 ALK7 전략의 우위를 재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올릭스 측은 "NHBE는 ActivinE 리간드 중 하나로, 특정 지방세포 활성만을 조절하는 타깃"이라며 "단독요법으로는 다른 리간드가 발생시키는 지방세포 활성을 조절하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LK7은 지방세포의 축적을 유도하는 신호 경로 자체를 차단하는 원천 차단형 타깃으로, 지방세포 비대와 축적을 처음부터 억제할 수 있는 구조적 강점이 있다"며 "지방세포 타깃이라는 관점에서는 ALK7이 더 우위의 매력도를 지닌 타깃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애로우헤드, ALK7 비만약 체중 데이터 미공개…의구심 증폭

단 ALK7 타깃 RNA 비만치료제 역시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일한 기전인 ALK7 타깃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인 애로우헤드(Arrowhead pharmaceuticals)가 지난 1월 공개한 초기 임상 결과가 이러한 의문을 뒷받침하고 있다.

애로우헤드는 'ARO-ALK7'의 임상 1/2a상 중간 결과에서 단독요법의 체중 감소율을 미공개했다. (자료=애로우헤드)


애로우헤드는 ALK7 타깃 짧은간섭RNA(siRNA) 치료제 'ARO-ALK7'의 임상 1/2a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으나 단독요법에서는 체중 감소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반면 GLP-1 계열 약물 '젭바운드'(Tirzepatide)와 병용요법의 체중감소율은 9.4%이고, 젭바운드만 투약한 위약군의 체중감소율이 4.8%라고 표기했다. 이에 대해 바이오업계에서는 단독 요법의 체중 감소 효과가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애로우헤드도 체중 감량 효과보다는 체성분 개선에 중점을 두고 데이터를 설명했다. 단독요법 결과 16주 후 내장지방이 9.9% 감소하고 지방간이 38% 급감한 반면 근육량은 3.6% 증가했다고 알렸다. 회사 측은 이러한 수치를 기반으로 체성분 개선 효과와 RNA와 GLP-1 병용 전략이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RNA 기반 비만치료제가 단독요법보다는 보조적 역할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RNA 기반 비만치료제들이 초기 임상에서 공통적으로 체지방 감소는 확인됐지만 체중 감소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면서 "RNA 비만치료제가 단독요법보다는 GLP-1과 병용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올릭스도 GLP-1 계열과의 병용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ALK7 타깃이 GLP-1과 작용 기전이 다른 만큼 병용 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릭스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 GLP-1 병용 요법에 대해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ALK7 타깃의 경우 GLP-1과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병용요법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만약 핵심은 체중 감소율…올릭스, 오는 7~8월이 분기점

결국 OLX501A의 경쟁력은 체중 감소 데이터에 달려있다. 올릭스의 비만 치료제 OLX501A는 이르면 올해 7~8월께 유효성 데이터를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올릭스는 OLX501A의 영장류 데이터를 처음 공개했다. 원숭이 모델에서 3mg/kg 용량을 단회 투여한 결과, 2주 시점 지방조직 내 ALK7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발현이 최대 84% 감소했다. 4주 시점에서도 약 70% 수준의 억제가 유지됐다.

초기 물질 단계임에도 경쟁 약물과 유사한 수준의 효능을 확인했다고 올릭스 측은 설명했다. 최적화 플랫폼 적용 이후 저용량 조건에서도 효능이 개선됐다. 비만 동물 모델에서 체중 감소와 체성분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올릭스는 현재 후보물질 최적화를 완료하고 내년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시점에 공개될 데이터는 향후 임상 전략과 기술이전 가능성을 판단하는 첫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 OLX501A는 임상 단계에 진입하지 않은 전임상 후보물질로 실제 체중 감소 효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바이오업계에서는 기전적 차별성만으로는 상업적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고 결국 임상에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세마글루타이드 등 GLP-1 계열 약물이 체중 감소 중심의 평가 기준을 사실상 정립한 상황"이라며 "향후 공개될 데이터가 이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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