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양극화 심화…국내 게임사 절반은 매출 8억도 못번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14일, 오후 07:24

[이데일리 안유리 기자] 국내 게임 산업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중소 개발사의 생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형 게임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반면, 중소·중견 개발사들은 투자 위축과 시장 둔화에 직면하며 경영 압박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게임 제작 및 배급 업체 816곳의 평균 매출은 249억5200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중앙값은 8억3100만원에 불과해 평균과 중앙값 간 격차가 약 30배에 달했다. 중앙값은 전체 기업을 매출 순으로 정렬했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값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부 대형사의 실적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반면 다수 기업은 영세한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국내 게임사의 절반은 매출 8억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넥슨, 크래프톤, 넷마블 등 주요 대형 게임사들은 2025년에도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산업 내 성장의 과실이 상위 기업에 집중되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클로버게임즈(‘로드 오브 히어로즈’, ‘아야카시 라이즈’ 개발)는 지난 9일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출시한 신작 ‘헤븐헬즈’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자금난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해당 게임 역시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때 인기 IP를 기반으로 성장했던 중견 게임 개발사들의 경영난도 이어지고 있다. ‘이터널 리턴’을 개발한 님블뉴런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으며, 감사보고서 기준 연결 자본총계가 -464억 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그랑사가’ 개발사 엔픽셀 역시 자본총계 -538억8,830만 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산업의 허리 역할을 담당해야 할 중소·중견 개발사들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업계 전반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게임 이용률 둔화와 시장 성장 정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벤처캐피털(VC) 투자 역시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된다. 게임 전문 매체 ‘게이밍 아미고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직원 수 수십~수백 명 규모의 AA급 게임 스튜디오 25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 개발비 상승과 투자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중간 규모 개발사의 생존 환경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게임 산업 생태계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소·중견 개발사가 대형사로 성장하는 성장 사다리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중간층이 무너지고 있다”며 “IP 다양성과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업계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자금 지원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게임 산업의 양극화는 10년 전에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정부와 민간 투자가 함께 움직이며 중소 개발사의 성장 기회가 존재했다”며 “현재는 모태펀드와 민간 투자 모두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게임 산업에 특화된 모태펀드 계정 신설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올해도 문화 계정 중심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기존 R&D 계정 역시 기술·딥테크 중심으로 설계돼 게임 산업 특성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황 회장은 “모태펀드 문화계정이 영상·웹툰·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와 함께 묶이면서 게임 분야 지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측면이 있다”며 “게임 산업에 특화된 정책 금융을 통해 초기 투자 마중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