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시대, 승부처는 힘 제어"…에이엘로봇 전략은?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16일, 오전 09:57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로봇 산업의 승부처가 ‘센서와 제어’로 옮겨가고 있다. 완성형 로봇보다 손끝 감각을 구현하는 핵심 부품 기술이 먼저 시장을 열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시장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토크센서 시장은 작년 약 115억 달러(약 17조원) 규모에서 2034년 200억 달러(약 30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로봇용 힘·토크센서를 만드는 에이엘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센서와 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의 ‘손끝 감각’을 구현하는 데 집중해왔다.

강대희 에이엘로봇 대표는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에서 로봇 제어 기술을 연구하며 석사를 지냈다. 그는 완성형 로봇이 아닌 핵심 부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폈다.

강대희 에이엘로봇 대표 (사진=에이엘로봇)
강 대표는 “로봇의 활용성을 가르는 기준은 결국 힘을 얼마나 정밀하게 느끼고 제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업계에서 나오는 ‘그래서 어디에 쓰느냐’는 질문의 답도 이 부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 핵심은 데이터이고, 그 출발점은 센서”라며 “비전 분야는 이미 경쟁이 치열하지만 촉감과 힘·토크를 다루는 센서는 성장 여지가 크다”고 했다.

에이엘로봇 주력 제품은 힘·토크센서다. 협동로봇 관절 등에 적용되는 이 센서는 사람과의 접촉 시 힘 변화를 감지해 안전을 확보하는 핵심 부품이다. 휴머노이드 시대에는 이러한 ‘힘 감각’이 작업 정밀도를 좌우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회사는 정전용량 방식 대신 스트레인 게이지 방식을 채택해 정밀도와 안정성을 확보했다. 가해지는 힘에 따라 저항이 변하는 방식이다. 강 대표는 “스트레인 게이지는 힘·토크센서 시장에서 여전히 주류이며 성능과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기술 경쟁력으로는 크로스토크 억제 성능을 내세운다. 크로스토크는 한 축의 힘이 다른 축 신호에 영향을 주는 현상이다. 강 대표는 “고객 요구에 따라 0.3% 수준까지 낮춘 사례도 있다”며 “하드웨어 설계와 알고리즘 기반 보정 기술을 결합한 결과”라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도 차별화 요소다. 기존 글로벌 제품이 수천만 원대에 형성된 반면, 에이엘로봇은 수백만 원까지 가격을 낮춰왔다. 그는 “시장 확대 시 100만원 이하까지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며 “생산 공정 자동화를 통해 한계원가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에이엘로봇 6축 힘·토크센서 (사진=에이엘로봇)
일본 시장 진입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일본 로봇 업계는 기술 검증이 까다롭고 보수적인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에이엘로봇은 화낙과 야스카와 등 일본 주요 산업용 로봇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강 대표는 “보수적인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능안전 인증 역시 경쟁력으로 꼽힌다. 협동로봇용 토크센서는 관련 안전 요건 충족이 필수적이다. 강 대표는 “로봇용 토크센서 중 기능안전 인증을 받은 제품은 많지 않다”며 “제품 안정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는 센서를 넘어 공정 솔루션으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특히 로봇용 연마 제어장치를 차세대 사업으로 보고 있다. 정밀 연마와 하네스 작업 등 숙련공 의존도가 높은 공정을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강 대표는 “가정용보다 제조 현장이 로봇 적용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센서를 기반으로 힘을 제어하는 기술이 적용되면 기존 자동화가 어려웠던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엘로봇은 연마 장치와 제어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2월 기술성평가를 통과하고 현재 예비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강 대표는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 확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확보된 자금은 생산라인 증설과 자동화 설비 확충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 1등 힘·토크센서 기업이자 숙련공 기술을 구현하는 시스템 기업이 될 것”이라며 “센서와 제어, 공정 기술을 결합해 로봇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