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3상에서 1차 지표 달성에 실패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충족 의료수요를 고려해 전향적 판단을 내릴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가가 이뤄질 경우 환자군 설정에 따라 향후 매출 규모는 물론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16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17일 첨단바이오의약품 변경허가의 타당성을 안건으로 중앙약심을 개최한다고 공지했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중앙약심서 뉴로나타알 허가 여부 논의
20일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세포유전자치료제과에 따르면 지난 17일 첨단바이오의약품 변경허가의 타당성을 주제로 생물의약품 분과위원회 산하 첨단바이오의약품 소분과위원회에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가 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심은 신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마지막 단계로 여겨진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식약처가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 취재 결과 이날 논의된 안건은 2023년 임상 3상이 종료되고 2024년 품목변경허가 신청이 이뤄진 코아스템켐온의 뉴로나타 알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중앙약심 주관부서인 세포유전자치료제과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줄기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등 첨단바이오의약품을 담당한다.
특히 최근 1년간 세포·유전자치료제 중 생물학적제제 허가(BLA) 관련 공시가 이어졌다. 하지만 국내에서 ‘품목변경허가’ 형태로 최종 심사 단계에 진입한 사례는 뉴로나타 알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점도 이날 안건이 뉴로나타 알이라는 추측에 힘을 싣는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관계자는 “개별 품목에 대한 중앙약심 진행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뉴로나타 알은 환자 본인의 골수에서 유래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활용한 ALS 치료제로 2013년 임상 2상 종료 후 2014년 조건부 허가를 받아 시판돼 왔다. 코아스템켐온은 시판 후 조사(PMS) 데이터와 2024년 도출된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최종 허가에 도전하고 있다.
뉴로나타알이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국내 시판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허가를 획득하면 이를 기반으로 FDA에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을 추진할 수 있어 글로벌 진출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통상 중앙약심 이후 3주에서 한 달 내 결론이 나온다”며 “다음달 중순께 최종 허가 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코아스템켐온의 루게릭병 줄기세포치료제 '뉴로나타 알' (사진=코아스템켐온)
◇‘3상 실패’ 넘을까…관전포인트 두 가지
이번 결정의 핵심으로 임상 3상 1차 지표 달성에 실패한 뉴로나타알이 허가 문턱을 넘을 수 있느냐가 꼽힌다. 긍정론은 ALS 치료제 개발 역사상 1차 유효성 지표를 명확히 충족해 허가받은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실제로 일부 치료제는 생존기간 개선이나 하위 지표를 근거로 조건부 허가를 받아왔다.
코아스템켐온이 과거 공개한 PMS 분석에 따르면 뉴로나타알 투약 환자의 생존기간 중앙값은 외부 대조군 대비 약 5.6년 길게 나타났다. 물론 해당 결과는 무작위 대조 임상이 아닌 외부 대조군 비교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실제 임상 3상에서는 1차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임상 2상에서도 전체생존기간(OS)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식약처가 엄격한 통계 기준을 적용할지 아니면 미충족 수요를 고려한 임상적 유의성 중심 판단을 내릴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현재 ALS 치료는 릴루졸과 에다라본 등 제한적인 옵션에 의존하고 있어 신규 기전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최근 희귀·난치질환 치료제에 대한 규제 완화 기조 역시 이번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거론된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처방 대상 환자 범위다. 코아스템켐온은 임상 3상에서 1차 유효성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으나, 바이오마커 분석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이를 근거로 질병 진행 속도가 느린 환자군(Progression Rate 1.02 이하 또는 강제폐활량(FVC) 80% 이상)을 대상으로 추가 분석을 실시한 결과, 주요 바이오마커인 신경미세섬유 경쇄(NfL)는 물론 1차 유효성 지표인 기능 및 생존 통합지표(CAFS)에서도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식약처가 특정 바이오마커 기반 환자군으로 처방을 제한할 경우 시장 규모는 축소될 수 있다. 반대로 보다 포괄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경우 상업적 잠재력은 크게 확대된다. 이 때문에 허가 여부 자체만큼이나 환자군 설정이 실제 매출과 글로벌 전략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허가 이후 FDA 진출 전략 ‘가속’
코아스템켐온은 허가 여부와 별개로 글로벌 진출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코아스템켐온은 지난 2023년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해 기존 경기 용인 공장을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로 이전했다. 코아스템켐온은 현재 오송 공장에 대한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뉴로나타알은 2014년 조건부 허가를 받아 국내 시판이 가능했다. 하지만 생산시설 이전과 GMP 인증 이슈로 최근 몇 년간 실질적인 판매가 이뤄지지 못했다. 코아스템켐온은 현재 용인 공장과 오송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 간 동등성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결과가 확보되는 올 하반기부터는 국내 생산과 판매를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식약처 결정이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국내 시장 재진입뿐 아니라 글로벌 진출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코아스템켐온은 앞서 뉴로나타 알의 임상 3상을 식약처와 FDA 양측 승인 하에 진행한 만큼 추가 임상 없이 BLA 제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코아스템 창업자인 김경숙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미국 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지에서 허가 전략과 상업화 준비를 직접 총괄하고 있다. 국내 허가 결과를 바탕으로 FDA와의 협상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내 허가 여부 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떤 조건으로 허가가 나오느냐가 FDA 협상에서 더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환자군 설정이나 임상 해석이 글로벌 허가 전략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