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규 카루스바이오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팜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새미 기자)
◇11년 만에 피보팅…인비보 CAR-T 택한 배경은?
배 대표는 피보팅(Pivoting, 사업방향 전환)의 배경에 대해 묻자 "우리 회사가 설립한 지 11년이 됐다"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고 데스밸리(Death Valley, 죽음의 계곡)를 거의 지나가서 재도약하는 시점이기도 하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에 따라 사업모델도 바꾸게 됐다"며 "이전에는 플랫폼 연구개발만 해서 임상은 파트너사가 수행하게 하려 했다. 하지만 지금은 파이프라인을 직접 개발해서 우리가 증명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사명도 지난달 30일 주주총회를 통해 엠디뮨에서 카루스바이오로 변경했다. 새 사명인 카루스(CARUS)는 라틴어로 ‘소중하고 값진 존재’를 뜻한다. 키메릭항원수용체를 뜻하는 'CAR'로 시작한다는 점에 해당 단어를 사명으로 정하는 계기가 됐다.
배 대표는 "회사 이름도 바꾸면서 CAR 치료제를 개발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카루스라는 사명을 택하게 됐다"며 "신약개발과도 의미가 잘 맞는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번 피보팅은 카루스바이오가 그간 축적해온 기존 기술을 토대로 이뤄진 결정으로 풀이된다. 카루스바이오는 CDV를 활용한 차세대 약물전달 플랫폼 바이오드론(BioDrone)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드론이란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 △메신저리보핵산(mRNA) △펩타이드 △단백질 △합성의약품 등 다양한 치료 물질을 탑재한 나노 입자를 체내 특정 부위로 전달하는 기술을 뜻한다.
바이오드론에는 △압출공정 기술 △약물탑재 기술 △타기팅 기술 등의 기술이 적용됐다. 카루스바이오는 세포를 압출해 단시간에 100~200나노미터(㎚)의 CDV를 생산하는 공정 기술을 갖추고 있다. 해당 기술은 다양한 세포에 적용이 가능하며, 기존 엑소좀의 생산성 한계를 극복한 게 특징이다. 유전자, 단백질 등 다양한 약물을 탑재할 수 있는 기술도 갖추고 있어 세포막을 엔지니어링해 특정 조직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타깃팅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인비보 CAR-T 핵심은 약물전달기술…경쟁력 자신"
배 대표는 "인비보 CAR-T에서는 결국 약물전달기술이 핵심"이라며 "카루스바이오는 전달체 기술만큼은 확실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지난해 11월부터 연구를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확보했다"고 짚었다.
현재 상용화된 엑스비보(ex vivo) CAR-T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외부에서 유전자를 조작한 뒤 다시 투여한다다. 엑스비보 CAR-T 기술의 경우 제조 비용이 수억원에 달하는데다 1개월 이상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인비보 CAR-T 기술은 주사를 통해 체내에서 직접 T세포를 암세포 공격 능력을 갖춘 CAR-T 세포로 변환시킨다.
글로벌 기술 추세를 살펴보면 빅파마들은 최근 인비보 CAR-T 기술 인수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배 대표는 "눈여겨 볼 점은 노바티스, 길리어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등 엑스 비보 CAR-T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빅파마들이 인비보 CAR-T 기술 확보에 적극적이라는 점"이라며 "이들도 인비보 CAR-T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 엑스비보 CAR-T 제품을 대체할 것이라고 의식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먼서 "인비보 CAR-T에 있어 중요한 기술로는 유전자 기술도 있겠지만 사실은 특정 유전자를 잘 전달하는 나노 입자가 핵심 기술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인비보 CAR-T 연구개발 현황을 살펴보면 관련 치료제의 전달체는 지질나노입자(LNP)와 렌티바이러스(LV)로 양분된다.
배 대표는 "글로벌 기술거래 시장을 살펴보면 LV보다 LNP를 이용하는 방식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LV 방식보다 NLP 방식이 안전성이 더 개선됐고 자가면역질환에도 적용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봤다.
카루스바이오는 CDV가 기존 LV, LNP보다 유리한 점에 대해 별도의 유전자 합성 공정이 필요 없다는 점을 꼽았다. LNP를 활용한 인비보 CAR-T의 경우 mRNA와 LNP를 따로 제작한 뒤 결합하는 방식이라면 CDV를 활용할 경우 세포 내부에서 mRNA를 생성된 것을 그대로 탑재하기 때문에 공정이 단순화되고 비용이 절감된다는 것이다. 카루스바이오는 세포를 물리적으로 압출해 나노 입자를 만드는 방식으로 CDV를 생산하기 때문에 자연적인 엑소좀과 유사한 구조를 유지하면서 생산 수율을 높일 수 있다.
배 대표는 "카루스바이오는 별도의 유전자 합성 공정이 필요 없다. 이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면서 세포 유래 물질로 안전하다"며 "세포 단계에서부터 타기팅 구조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링이 용이하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했다. 배 대표는 공정 단순화로 기존 엑스비보 CAR-T 대비 치료비가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CDV를 CAR-T뿐 아니라 키메라 항원 수용체-대식세포(CAR-M)에 접목한다면 기존 CAR-T가 치료하기 어려웠던 고형암뿐 아니라 섬유화질환, 자가면역질환 등 난치성 질환으로 확장 가능성도 있다. CAR-M 치료제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에 CAR를 도입해 특정 병변 세포를 선택적으로 인식·제거하도록 만든 세포치료제이다.
배 대표는 "CAR-T는 혈액암에서는 강점을 보이지만 고형암에서는 한계가 있다. 반면 대식세포 기반의 CAR-M은 조직 침투력이 뛰어나 고형암이나 섬유화 질환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며 "T세포와 대식세포 2가지를 잘 활용하면 (바이오드론이) 암뿐 아니라 섬유화 질환 등 다양한 난치 질환으로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속도전 대신 차별화 선택…임상 IND는 내후년 신청
인비보 CAR-T 치료제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임상 1상에 진입하고 있는 격전지이기도 하다. 카루스바이오는 속도전 대신 CDV라는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차별화를 택하고 있지만 인체 대상 개념검증(Human PoC)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에 대해서는 배 대표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이제는 데이터로 입증해야 하는 시대"라며 "지난해 11월 인비보에서 작동하는 것은 확인했으니 인체 대상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루스바이오는 인간화 마우스 모델에서 CDV 기반 전달체를 통해 체내에서 CAR-T가 실제로 생성되는 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항암 효능도 검증했다. 배 대표는 "특히 인비보 단계에서 뇌장벽 투과율이 36.8배인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반복 투여 조건에서도 체중 변화나 유의미한 이상 반응이 관찰되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
아울러 "내년 말까지 임상시료 생산이 목표"라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은 내년 말이나 2028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든 해외든 좀 더 빠른 곳으로 신청하려고 한다"고 알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CDV가 LNP의 또 하나의 대안으로서 임상에서 입증할 수 있다면 전 세계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의 핵심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CDV라는 전달체 자체가 독특한 만큼 해당 플랫폼에 대한 특허를 글로벌하게 확보해둔 상태"라며 "국내에서 개발된 독자적인 기술이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면 의미가 클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카루스바이오는 2020년 바이오드론의 원천 기술에 대한 미국 특허를 등록했으며, 최근에는 엑소좀 대비 CDV에 고발현하는 앵커 막단백질을 자체 개발하고 특허 출원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