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인증 획득한 양자 보안”… SK텔레콤, 시장 선점 나선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26일, 오전 08:39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양자컴퓨팅 시대가 가까워지면서 기존 암호 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SK텔레콤(017670)(SKT)은 양자 보안 기술의 실제 적용에 나서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SKT는 2011년부터 관련 전담 조직을 꾸려 연구를 이어왔으며, 정부의 ‘2030년 양자암호통신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T 양자 사업 현황(사진=SKT)
◇국정원 KCMVP 인증 획득… ‘공공·국방’ 진입 장벽 넘었다

최근 열린 보안 컨퍼런스 ‘NetSec-KR 2026’에서 발표자로 나선 황철환 SKT 매니저는 “양자컴퓨터의 위협은 이제 ‘바이럴’ 수준을 넘어 실존하는 문제”라며 “공격적으로 로드맵을 내놓고 있는 글로벌 양자컴퓨팅 기업들에 대응해 ‘양자내성암호(PQC)’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철환 SKT 매니저가 'NetSec-KR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SKT)
SKT 양자 보안 전략의 핵심 무기는 ‘양자 보안 모듈(Q-HSM)’이다. 이 제품은 예측 불가능한 숫자를 만드는 양자난수생성기(QRNG)와 현대 암호 알고리즘인 PQC를 하나로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칩셋이다.

황 매니저는 “정부의 PQC 전환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상품 개발을 완료했으며, 2024년 11월 국정원 KCMVP 인증(Level 2)을 획득하며 공공과 국방 시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보안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국가 차원의 보안 검증을 통과함에 따라,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공공기관과 국방 시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다. SKT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USB형 동글(Dongle), 서버용 PCIe 장비 등 전 라인업에 대한 인증을 순차적으로 추진 중이다.

정부는 2028년까지 국가핵심망 양자암호통신 구축을 추진하며, 2030년까지 위성 양자암호통신을 개발할 계획이다. 전국 단위의 양자암호통신망을 구축하고 국방·금융 등 높은 보안 수준이 요구되는 영역부터 실증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사진=SKT)
◇드론부터 정부청사까지… 실생활 파고드는 양자 보안

SKT의 양자 보안 기술은 현재 백령도 등 접경 지역을 비행하는 드론에 Q-HSM이 탑재되어 영상 데이터 보안 실증을 마쳤으며, 정부청사의 안면인식 시스템과 자율주행 로봇에도 이미 기술이 이식되어 생체 정보와 위치 데이터를 보호하고 있다.

특히 보안 감시 체계 고도화를 위해 ‘양자 라이다(LiDAR)’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황 매니저는 “기존 라이다 대비 정확도와 퍼포먼스를 강화한 엔지니어링 샘플을 출시해 부산 및 인천 항만에서 실증(PoC)을 진행 중”이라며 “차량용보다는 국경 지역이나 대형 공터에서 침입자를 감지하는 국방·보안용 시장을 우선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적 진화도 예고됐다. 황 매니저는 “현재 상용화된 30Mbps급 Q-HSM은 드론 영상 처리 등에 최적화되어 있지만, 향후 이를 100Mbps급으로 확대해 더 빠르고 안정적인 보안 환경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화질 실시간 영상 전송이 필수인 이음5G(5G 특화망) 시장을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던 아파트 월패드 해킹과 관련해서도 보안 이슈 해결을 위해 건설사들과 양자 솔루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SKT 보유 양자 관련 기술 현황(사진=SKT)
SKT가 지향하는 양자 암호화 기술은 물리적 보안(QKD, 양자 키 분배)과 알고리즘 보안(PQC)의 강점을 합친 ‘양자 하이브리드’다. 빛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하는 QKD는 완벽한 보안을 자랑하지만 고가의 장비와 광케이블이 필수적이다. 반면 PQC는 소프트웨어 기반이라 확장성이 뛰어나다.

황 매니저는 “국가기관이나 금융권처럼 초고수준 보안이 필요한 간선망에는 하이브리드 제품을, 기기 말단(엣지) 구간에는 PQC를 적용해 효율적인 방어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SKT의 양자 행보는 ‘방어’에만 머물지 않는다. 글로벌 양자컴퓨터 선두주자인 아이온큐(IonQ)와 작년 11월 전략적 제휴를 맺고 AI와 양자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공격적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이온큐와 SKT 간 협력은 단순 기술 교류를 넘어 지분 교환을 통한 ‘혈맹’ 관계로 진화했다. SKT는 아이온큐의 이온트랩 기술을 자사의 에이닷(A.), 에지 AI, GPU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결합해 차원이 다른 AI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포부다.

황 매니저는 “그래픽처리장치(GPU)나 신경망처리장치(NPU) 같은 기존 컴퓨팅 능력은 전력 소비와 발열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넥스트 제너레이션인 양자컴퓨팅이 AI 데이터센터(AI DC)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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