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테슬라 모델S "일주일만 빌려볼까"…쏘카 테슬라 타보니

IT/과학

뉴스1,

2026년 4월 28일, 오전 06:26

쏘카가 주·월 단위 구독 상품 '쏘카구독'으로 제공하는 테슬라 모델 S의 완전자율주행(FSD) 감독형 기능을 실행하는 모습.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차량이 알아서 신호를 감지하고 속도를 조절한다. 2026.04.27. © 뉴스1 신은빈 기자
"처음엔 불안해서 손을 대고 있다가도
나중엔 할 일이 없어서 창밖 풍경을 보게 됩니다." 수많은 차량으로 붐빈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도로 위. 약 30분간 교차로와 횡단보도, 커브길 등을 지나며 달리다 멈추기를 반복했지만, 운전자의 손발은 운전대와 브레이크에 단 한 번도 닿지 않았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보조 기능인 '완전자율주행(FSD) 감독형'(Full Self-Driving Supervised) 최신 버전(v14.1.4)은 이처럼 운전자 개입이 사실상 필요없는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해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야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차량 가격이 최소 1억 3000만 원부터 시작하는 고가의 차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쉽게 탈 수 있는 차는 아니다.

그런데 차량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쏘카(403550)가 테슬라 모델X와 S를 도입하면서 '일주일만 빌려타기'가 가능해졌다. 쏘카는 지난해 4분기부터 해당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두 모델을 주·월 단위로 구독하는 '쏘카구독' 서비스를 사전 예약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 S의 FSD 감독형 기능을 실행하는 모습. 운전석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서 '풀 셀프 드라이빙'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2026.04.27. © 뉴스1 신은빈 기자

기자는 쏘카의 구독차량을 직접 시승해봤다.

FSD 감독형 기능은 운전자의 적극적인 감독 아래 경로 탐색이나 조향, 차선 변경, 주차, 차량 호출 등 주행 동작 전반을 보조한다. 국제 기준은 FSD 감독형을 경우에 따라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로 분류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운전자 관리가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

기자는 2026년형 모델 S 차량에 탑승해 FSD 감독형에 해당하는 '풀 셀프 드라이빙'(감독형) 모드를 선택했다.

차량 중앙에 위치한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서 해당 모드를 클릭하자 "운전자의 능동적 감시 및 제어 하에 차량을 거의 모든 경로로 주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서도 "자율주행 차량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주의를 기울이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주행 속도는 총 5단계로 △나무늘보 △컴포트 △스탠더드 △신속주행 △매드맥스 순으로 빨라진다. 원하는 속도를 선택하면 해당 속도로 차량이 운행되지만,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가 도로 위 표지판을 인식해 적정 속도를 자동 설정했다.

이날 오후 3시 45분부터 약 30분간 차량은 '신속주행' 모드로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성수동 도로 위를 매끄럽게 질주했다.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졌을 때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일일이 밟지 않아도 카메라가 앞 차량의 움직임과 신호등을 복합적으로 인식하고 자동으로 멈춰 섰다.

다만 아직은 표지판 속도를 정확히 따르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제한 속도가 시속 30㎞인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날 때 차량은 시속 40㎞로 달렸다. 이런 경우에는 운전자가 FSD 감독형 기능을 해제하고 수동으로 속도를 조절해야 했다.

FSD 감독형 기능을 해제하려면 자율주행 중인 차량의 운전대를 다른 방향으로 꺾거나 브레이크를 밟는 식으로 운전자가 개입하면 된다. 출발 시 FSD 감독형 기능을 활성화하는 운전대 위의 버튼을 클릭해도 기능이 꺼진다.

FSD 감독형 기능을 활성화한 테슬라 모델 S가 좌회전 신호를 감지하고 스스로 핸들을 꺾어 커브길을 지나는 모습. 2026.04.27. © 뉴스1 신은빈 기자

차량은 자율주행을 수행하면서도 운전자가 좌우를 살필 수 있도록 운전대 앞 계기판(클러스터)에 사이드미러 화면을 띄워 줬다.

방향지시등을 켤 때마다 해당 사이드미러에 비치는 전경을 카메라로 촬영해 운전자에게 보여 주는 식이다. 주행 중인 도로와 주변 건물 등을 표시한 지도도 함께 표출됐다.

승차감도 안정적이었다. 쏘카구독으로 제공하는 두 모델에는 충격 흡수 장치인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돼 있어 다른 테슬라 차량과 비교하면 오히려 흔들림이 적은 편에 속했다. 정지와 출발을 반복하거나 커브를 돌 때도 움직임은 갑작스럽지 않았다.

이는 테슬라 FSD 감독형 차량에 탑재된 8대 이상의 카메라가 주행 중 수집한 실도로 영상 데이터를 인공지능(AI) 모델에 학습시키는 구조 덕분이다.

특히 차량 내에 탑재된 카메라는 운전자의 전방 주시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시했다.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FSD 감독형 차량인 만큼,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지 않으면 계기판에 노란색으로 표시된 '주의' 문구를 띄운다. 다음 단계는 '스트라이크 아웃'(경고)으로, 이 경우 강제 주차를 위해 갓길로 차량이 이동하면서 자율주행 기능이 꺼진다. 스트라이크 아웃이 5회 누적되면 차량을 일주일간 사용할 수 없다.

FSD 감독형 기능이 탑재된 테슬라 모델 S 운전석 내부 전경. 2026.04.27. © 뉴스1 신은빈 기자

쏘카가 테슬라 차량을 도입한 배경은 자율주행 시대의 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자율주행 사업을 담당하는 대표이사 직속 부서 '미래이동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웅 전 대표는 3월부터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면서 기존 사업인 카셰어링을 전담하고, 박재욱 대표는 자율주행을 포함한 미래이동 신사업에 전념하기로 했다.

현재 쏘카는 테슬라와 동일한 구조로 자율주행 학습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쏘카가 운영하는 전국 2만 5000대 차량에는 전후방 2채널 블랙박스와 자체 텔레매틱스 단말기(STS)가 탑재돼 있다. 이를 통해 하루 110만㎞를 달리며 속도·조향·브레이크·가속도 등 차량 데이터를 수집한다.

앞으로는 라이다(LiDAR)와 7대의 카메라, 위성항법시스템(GPS)·관성측정장치(IMU)를 탑재한 차량을 최대 1000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고해상도의 자율주행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쏘카 관계자는 "쏘카는 15년간 주행 데이터 약 22만 건을 축적해 왔으며 연간 4만 건 이상의 사고 데이터를 꾸준히 수집 중"이라며 "이 같은 엣지 케이스(특이 경우)를 바탕으로 현실 속 위험 상황에서 자율주행 모델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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