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있는 식당?" 질문에 예약 버튼이 툭…실행형 네이버 'AI탭'[잇:써봐]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29일, 오전 11:41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서울 서대문 인근에서 미팅하기 좋은 룸 있는 식당 추천해줘.”

기존 검색 환경이었다면 수십 개의 블로그 링크를 하나씩 클릭해 내부 사진을 확인하고, 별도의 지도 앱을 열어 위치와 예약 가능 여부까지 직접 확인해야 했다. 하지만 네이버(NAVER(035420))가 지난 27일 공개한 ‘AI탭’에 이 한 문장을 입력하자, 검색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AI탭은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네이버 플레이스에 축적된 방대한 리뷰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했다. 이후 △역 접근성 △룸 구성 △메뉴와 분위기 △주차 및 운영 정보 등 실제 이용에 필요한 조건을 기준으로 최적의 장소를 추려냈다.

화면 오른쪽에는 선택된 식당의 상세 정보와 지도가 함께 표시되고, 본문에서는 예약이 가능한 매장의 ‘예약’ 버튼이 노출됐다. 검색 결과 확인을 넘어 실제 행동(예약)까지 바로 이어지는 구조로, 이른바 ‘에이전틱(Agentic) 검색 경험’이 본격적으로 구현된 셈이다.

네이버 생태계에 축적된 도메인 특화 데이터와 사용자 경험 기반의 UGC를 결합해 조건에 부합하는 주요 맛집을 제공하고 있다. AI탭 화면 내에서 예약(빨간색 네모 박스 모양)까지 끊김없이 연결이 가능하다.(사진=네이버 AI탭 갈무리)
◇AI 브리핑이 ‘요약본’이라면, AI탭은 ‘능숙한 비서’

네이버는 AI를 서비스 전면에 내세우는 ‘온 서비스 AI’ 전략에 따라, 검색 결과 상단에 정보를 요약해주는 ‘AI 브리핑’을 운영 중이다. 현재 전체 검색 대상의 20%가량을 소화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40%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의 AI 브리핑이 정리 잘 된 ‘요약 노트’라면, 이번에 출시된 AI탭은 ‘말귀를 잘 알아듣는 비서’에 가깝다. 사용자와 실시간 대화를 주고받으며 의도를 구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거기 역에서 가까워?”, “주차는 편해?” 같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도 막힘이 없다. 단순히 정보를 알려주는 단계를 넘어, 예약이나 결제 같은 실제 행동으로 사용자를 안내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방대한 리뷰 중에서 사용자가 보고싶은 특정 주요 후기들을 정리해 실행에 필요한 정보를 통합 제공하고 있다.(사진=네이버 AI탭 갈무리)
◇“내돈내산 후기만 골라줘”…글로벌 AI 압도하는 ‘한국형 데이터’

직접 체험해 본 AI탭의 강력한 무기는 네이버만의 ‘버티컬 생태계’다. 쇼핑 영역은 특히 영리했다. “공기청정기를 사려는데, ‘내돈내산’ 언급이 있는 후기 중 가성비 좋고 소음 적은 제품을 추천해줘”라고 묻자, AI탭은 방대한 블로그와 쇼핑 리뷰를 분석해 실제 사용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제품군을 추려냈다. 화면 내에서 상세 정보 확인부터 구매까지 원스톱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쾌적함 그 자체였다.

국내 사용자들이 블로그와 카페에 남긴 생생한 경험 정보를 AI가 학습해 ‘알짜 정보’만 추려내는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그간 쌓아온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 데이터가 AI 시대를 맞아 보물이 된 셈이다.

로컬 검색 역시 “서촌에 수제맥주 맛집 있어?”라는 구체적인 장소와 메뉴 조합을 던지자, 네이버플레이스의 도메인 특화 데이터와 사용자 후기를 결합해 해당 메뉴들이 대표적인 식당을 콕 집어냈다. 분위기와 접근성까지 고려한 추천 결과 옆에는 ‘예약’ 버튼이 바로 붙어 고민의 시간을 줄여줬다.

다만 베타 서비스로 선보인 만큼 아직 모든 영역에서 만능은 아니었다. 네이버에서 뉴스를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4월 28일자 이데일리 지면에 게재된 기사 제목만 추려달라”는 요청을 던져보았지만, AI탭은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기사 리스트를 직접 보여주는 대신 네이버 내에서 뉴스 지면을 확인할 수 있는 ‘경로’를 상세히 안내하는 데 그쳤다.

여기서 인상 깊었던 점은 AI탭의 ‘정직함’이다. 집요하게 직접 알려달라고 요구해도 AI탭은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적어도 이틀간 사용중엔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AI탭에 했던 같은 질문을 구글 제미나이와 챗GPT 무료 버전에서 던져본 결과, 존재하지 않는 기사 제목을 그럴듯하게 지어내 보고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네이버 AI탭 시작화면(사진=네이버)
◇‘검색의 종말’ 아닌 ‘진화’…네이버 검색서비스 ‘터닝포인트’

생성형 AI 확산으로 사용자가 검색 결과 링크를 직접 클릭하지 않는 ‘제로클릭(Zero-click)’ 현상이 심화되면서, 검색 서비스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네이버(NAVER(035420))의 ‘AI탭’은 오히려 반대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대화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의도를 구체화하고, 검색에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1999년 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네이버의 진화 과정에서 AI탭은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사용자의 쇼핑·로컬·건강 등 일상 속 문제를 해결하고 예약·결제까지 연결하는 ‘통합 에이전트’로의 확장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AI탭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에게 우선 공개한 것 역시 전략적 선택이다. 서비스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들을 통해 검색-탐색-결제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 품질을 빠르게 고도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향후 AI탭이 스마트렌즈 등과 결합한 멀티모달 기능까지 확장될 경우, 키워드 중심의 기존 검색 방식 자체가 대화형·행동형 인터페이스로 대체되는 변화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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