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모회사 CEO 퇴진 수순…배민 매각·지배구조 재편 빨라질듯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5월 14일, 오후 01:5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니클라스 외스트베르크가 15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업계에서는 단순 세대교체가 아니라 배민 매각과 사업 구조 재편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외스트베르크 CEO가 2027년 3월 말까지 CEO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다음 단계로의 전환 시점”이라고 설명했지만, 로이터는 이를 “전략 재검토와 주주 압박 속 퇴진”으로 평가했다.

실제 홍콩계 행동주의 투자사 아스펙스 매니지먼트는 최근 DH 지분을 약 15% 수준까지 확대하며 경영진 교체와 자산 재편을 요구해왔다. 수익성 부진과 주가 급락, 낮은 자본 효율성이 배경으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핵심은 CEO 교체보다 DH가 이제 ‘성장 플랫폼’보다 ‘자산 재편 회사’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니클라스 외스트베르크 딜리버리히어로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출처=딜리버리히어로 홈페이지
◇배민 창업자 김봉진과의 갈등도 재조명

업계에서는 외스트베르크 퇴진과 함께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와의 경영 갈등설도 다시 거론된다.

복수의 플랫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DH 인수 이후 아시아 합작법인을 운영하면서 구조조정과 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한국 경영진과 본사 사이 이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김봉진 창업자는 반복적 구조조정보다 조직 안정과 서비스 경쟁력을 중시한 반면, 본사는 수익성과 글로벌 표준화를 강하게 요구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 내부에서는 한국형 운영 시스템 경쟁력이 더 낫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본사 주도의 통합 작업 과정에서 갈등이 이어졌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한때 시총 60조…지금은 12조

딜리버리히어로는 2019년 우아한형제들을 약 4조8000억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배달 플랫폼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플랫폼 산업 전반이 ‘적자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시장 평가도 급변했다.

실제 DH 시가총액은 2021년 약 60조원 수준에서 현재 12조원 안팎까지 감소했다. 최근에는 대만 푸드판다 사업 매각에 이어 배민 매각 작업에도 착수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DH가 배민 몸값으로 약 8조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2조~4조원 수준이 적정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잠재 인수 후보로는 중국의 알리바바, 메이퇀, 미국의 우버, 도어대시 등이 거론되며 국내에서는 네이버도 JP모건으로부터 투자안내서를 받았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이제 플랫폼 기업은 점유율보다 현금창출력이 더 중요해졌다”며 “배민 매각 역시 글로벌 플랫폼 산업의 수익성 중심 재편 흐름 속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민 경쟁력은 여전

다만 배민 자체 경쟁력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우아한형제들 매출은 2023년 3조4155억원에서 2025년 5조2829억원까지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감소세지만 연간 5000억원대 이익을 내는 국내 대표 플랫폼이라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은 단순 배달앱이 아니라 한국 소비 데이터와 커머스 접점을 확보한 핵심 플랫폼 자산”이라면서 “민생과 직결되는 플랫폼인 만큼 중국이나 미국 기업으로 인수되는데 대한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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