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리셀 넘어 AI 운영으로”…메가존클라우드, 수익성 승부수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5월 14일, 오후 05:33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메가존클라우드가 클라우드 관리서비스사업자(MSP)를 넘어 기업 인공지능(AI) 도입과 운영 전반을 통합 관리하는 ‘엔터프라이즈 AI 오케스트레이터’로 사업 모델 전환에 속도를 낸다.

클라우드 재판매·구축 중심 사업에서 확보한 고객 접점을 바탕으로 AI 에이전트 운영, 데이터 연동, 보안, 거버넌스, 산업별 AI 적용까지 묶어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1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메가존클라우드 미디어데이 2026’을 열고 이 같은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염동훈 메가존클라우드 대표를 비롯해 공성배 최고AI책임자(CAIO), 위수영 HALO 유닛장, 황인철 최고매출책임자(CRO)가 참석해 AI 사업 방향과 보안 전략, 산업별 오퍼링 계획을 설명했다.

염동훈 메가존클라우드 대표가 14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메가존클라우드 미디어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염 대표는 “머지않아 기업들은 수백 개의 AI SaaS 애플리케이션과 맞춤형 에이전트를 동시에 운영하게 될 것”이라며 “통제 체계가 없는 멀티 에이전트 환경은 심각한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환경에서는 산업·솔루션·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엔터프라이즈 AI 오케스트레이터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지난해 선언한 ‘AI 네이티브’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매출은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해외 매출도 1억달러를 넘어섰다.

염 대표는 “AI 네이티브로 전환하기 위해 고객들이 메가존클라우드 같은 회사의 도움을 필요로 했고, 고객과 함께 일하면서 의미 있는 실적을 만들었다”며 “올해도 지난해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고객사에 AI 전환을 제안하기에 앞서 자사 내부 업무에 AI를 먼저 적용하는 ‘커스터머 제로’ 원칙을 강조했다. 염 대표는 “직접 경험하지 않은 길을 고객에게 안내할 수는 없다”며 “먼저 우리 회사에서 사용하고 경험을 쌓은 뒤 전문성 기반 컨설팅과 개발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로는 개발 프로세스에 적용한 AI 에이전트 체계를 소개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분석·계획, 코드 작성, 코드 리뷰, 품질보증(QA)·운영 등 4개 에이전트가 개발자를 지원하는 구조를 내부에 도입했다.

염 대표는 “기존 개발자가 3일 걸리던 작업을 1시간 만에 완료하는 사례를 확인했다”며 “하나의 일감을 처리하는 비용도 120달러 수준에서 1달러 이하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한 명의 엔지니어가 5~7명 규모 팀을 오케스트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환경이 왔다”고 덧붙였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용 AI 운영 플랫폼 ‘에어 스튜디오(AIR Studio)’를 전면에 내세웠다. 에어 스튜디오는 기업 내부의 AI 앱과 에이전트를 설계·운영하는 것을 넘어 어드민 콘솔, AI옵스, 데이터 허브, AI 거버넌스, 인텔리전트 게이트웨이 등을 제공하는 통합 운영 체계다.

염 대표는 “AI 앱, AI 모델, AI 플랫폼 영역에서 유연성이 중요하다”며 “하나의 AI 모델이나 에이전트가 모든 것을 처리할 수는 없다. 업무에 맞는 AI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성배 메가존클라우드 CAIO가 14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메가존클라우드 미디어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공성배 CAIO는 기업 AI 시장이 실험 단계를 넘어 수익성 검증 단계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공 CAIO는 “2024년과 2025년 많은 기업이 AI 실험과 검증을 진행했지만 전사 확산에서는 수익성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며 “AI를 쓰는 이유는 기술이 화려해서가 아니라 기업에 수익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메가존클라우드는 150명 규모의 AI FDE(Forward Deployed Engineer)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현장배치 엔지니어(FDE)는 고객 현장에서 업무 문제를 파악하고, AI 적용 과제를 발굴·구현·운영하는 조직이다.

공 CAIO는 “고객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내부 자산으로 만들고, 이를 에어 스튜디오와 다른 고객 프로젝트에 다시 적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FDE 운영 활성화를 통해 고객 AI 프로젝트의 투자수익률(ROI)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사례도 제시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캐피탈 여신 심사 업무의 리드타임을 약 80% 줄였고, 제약사 품질 리포트 작성 자동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GC녹십자에서는 연간 2800시간 수준의 문서 작성 시간을 줄였고, 보고서 1건당 약 80시간 절감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나투어의 대고객 챗봇 프로젝트에서는 상담 이용이 400% 이상 증가다.

AI 보안 사업도 주요 성장축으로 제시됐다. 위수영 HALO 유닛장은 “해커의 AI는 인간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는다”며 “실시간으로 취약점을 스캔하고 학습하며 방어 체계를 우회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공격하는 것은 AI로 방어해야 한다”며 “HALO는 AI가 탐지부터 조치까지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초자동화 보안 체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위수영 메가존클라우드 HALO 유닛장이 14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메가존클라우드 미디어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메가존클라우드에 따르면 HALO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00% 성장했다. 고객사는 203곳으로 늘었고, AI와 멀티클라우드 보안 전문 인력 확충을 통해 조직 규모도 3배 확대했다. HALO는 멀티클라우드 통합 보안, AI 런타임 행동 통제, 에이전틱 보안관제센터(SOC), 취약점 진단·완화, 중앙 아이덴티티 보안, 가상 CISO 서비스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황인철 CRO는 산업별 AI 오퍼링을 통해 고객의 AI 투자를 ROI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황 CRO는 “고객들은 이제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실제 산업에서 운영할 수 있는지, 핵심 프로세스를 바꿀 수 있는지, 명확한 ROI를 만들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더스트리 오퍼링은 솔루션 조합 패키지가 아니라 산업별 규제, 데이터 흐름, 운영 구조를 이해한 뒤 클라우드와 AI, 데이터 플랫폼, 보안을 하나의 아키텍처로 설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특히 금융권에서 축적한 AI·클라우드 프로젝트 경험을 제조·에너지, 바이오·헬스케어, 모빌리티, 공공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황 CRO는 “망분리 규제, 감사 대응, 계열사별 권한 정책 등 복잡한 금융권 요구를 해결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엔터프라이즈 AI 오케스트레이터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염 대표는 질의응답에서 기존 클라우드 리셀 사업의 낮은 수익성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다. 그는 “클라우드 리셀 사업은 마진이 높지는 않지만 고객과 관계를 만들고 고객의 IT 시스템을 깊이 이해하는 진입점”이라며 “이후 솔루션 공급, 운영, AI 프로젝트 수행 등으로 확장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현재 8000여 고객사와 200여 파트너, 2000여명의 클라우드·AI 기술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해 북미, 일본, 동남아, 오세아니아, 중동 등 10개국에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염 대표는 “클라우드, 데이터, AI 애플리케이션,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보안, 산업 전문성을 함께 갖춘 회사가 필요하다”며 “메가존클라우드가 기업 AI 전환의 복잡성과 혼란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연내 상장 추진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일정 언급을 피했다. 염 대표는 기업공개(IPO) 준비 상황을 묻는 질문에 “날짜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속도를 빨리 내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상장 일정이나 예비심사 청구 시점 등 세부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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