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바다, 원전 운영 변수로…냉각계통 보강 과제 부상

IT/과학

뉴스1,

2026년 5월 25일, 오전 08:10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 원자력발전소에서 출입기자단과 현장 간담회를 갖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05.20 © 뉴스1

기후위기 대응 전원으로 원자력발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원전도 기후변화의 영향권 안에 들어서고 있다. 바닷물과 강물이 뜨거워지면 원전의 냉각 여유가 줄고, 경우에 따라 출력을 줄이거나 원자로를 멈춰야 하는 상황까지 생길 수 있어서다.

25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내 규제당국도 해수온 상승을 원전 운영의 장기 변수로 보고 있다.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원전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지구온난화가 원전에 미치는 가장 직접적인 영향으로 해수온도 상승을 꼽았다.

"해수온 상승이 가장 큰 영향"…해외선 출력 줄이거나 정지
최 위원장은 "지구온난화에 따라 발전소에 미칠 수 있는 가장 큰 영향은 해수온도 상승"이라며 "해수로 장치를 식히는데 장치가 적정 온도 이내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자동차 냉각수에 비유했다. 엔진 온도를 적정 수준 아래로 낮춰야 자동차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원전도 설비에서 발생한 열을 안정적으로 식히는 체계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 위원장은 "자동차가 냉각수로 엔진 온도를 적정 온도 이하로 내려주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며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 냉각 수준이 떨어진다. 그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고수온이 원전 운영 변수가 된 사례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5년 6월 프랑스 전력공사 EDF는 가론강 고수온 우려로 남서부 골페슈 원전 1호기를 정지했다. 골페슈 원전은 냉각수로 가론강 물을 쓰며, 원전 하류 하루 평균 수온이 28도를 넘으면 출력을 조정해야 하는 운전 규정이 적용된다. EDF는 고수온에 따른 운전 제한 가능성을 고려해 원자로를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도 바닷물 온도가 원전 운전을 멈춰 세운 적이 있다. 지난 2012년 8월 코네티컷주 밀스톤 원전 2호기가 냉각수로 쓰는 롱아일랜드해협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정지됐다. 당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해당 해역 수온이 기준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대안 원전도 기후변화 영향권
원전은 발전 과정에서 대규모 열을 다룬다.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은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가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발전을 마친 증기는 다시 물로 바뀌어 순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바닷물이나 강물이 냉각원으로 쓰인다.

문제는 냉각원 온도다. 해수온이 오르면 같은 양의 바닷물을 끌어와도 열을 식힐 수 있는 여유가 줄어든다. 강물을 냉각수로 쓰는 원전은 하천 수온과 방류수 온도 기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폭염 때 출력감발이나 일시 정지가 발생할 수 있는 이유다.

원전이 기후위기 대응 수단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심해질수록 원전 운영 환경도 달라진다. 탄소 감축 수단으로 원전 역할을 논의하는 동시에, 고온 해수와 폭염이 원전 냉각 능력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봐야 한다.

한빛 원전 전경,(재판매 및 DB금지) © 뉴스1 DB

냉각계통 보강 과제…한빛원전 열교환기 교체 필요성

최 위원장은 국내 일부 원전도 냉각계통 보강 과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도 9개 원전이 10년 안에 한계점에 도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특히 한빛원전이 그렇다. 수년 내 열교환기를 다 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교환기는 냉각계통을 구성하는 핵심 장비 중 하나다. 설비에서 발생한 열을 다른 유체로 넘겨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바닷물 온도가 높아질수록 열을 빼앗아가는 효율이 떨어질 수 있어, 같은 냉각 여유를 확보하려면 열교환기 성능 보강이나 운전 조건 관리가 중요해진다.

한빛원전은 서해안에 위치한 대표적인 해안 원전이다. 여름철 수온 상승과 폭염이 겹칠 경우 냉각 여유 관리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원전 확대 논의가 전력 공급과 탄소 감축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원전을 더 오래 돌리고 새 원전을 더 짓는 문제만큼, 이미 가동 중인 원전이 더 뜨거워진 바다와 폭염을 견딜 수 있는지도 규제당국의 숙제가 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 전원으로 원전이 거론되는 시대, 원전 역시 기후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시설이 되고 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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