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AI 글래스 국내 상륙…美보다 최대 20만원 비싼 ‘고가 논란’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5월 25일, 오후 07:17

제니가 착용한 레이밴 메타 웨이페어러(RAY-BAN META WAYFARER). (사진=메타)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메타의 차세대 AI(인공지능) 글래스 ‘레이밴 메타’와 ‘오클리 메타’가 25일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됐다. 지난해 9월 미국 출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레이밴 메타 3종(웨이페어러·스카일러·헤드라이너)과 오클리 메타 2종(뱅가드·HSTN) 등 총 5종의 스타일로 국내에 상륙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을 시작으로 면세점, 안경점 등으로 판매처를 순차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국내 판매 가격이 미국 공식 홈페이지 판매가보다 수십만 원 이상 높게 책정돼 소비자 부담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정오 무렵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레이밴 매장에는 제품을 직접 착용해보거나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려 줄을 서기도 했다. 매장 직원은 “얼리어답터 성향의 고객들이 아침 일찍부터 방문해 제품을 구입해가는 사례가 많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매장 전면에는 대중적 선호도가 가장 높은 레이밴 메타 2세대 ‘웨이페어러’ 3종이 집중 진열돼 고객들이 자유롭게 착용해볼 수 있다. 그 외의 색상이나 라인업 제품들은 고객이 요청할 경우 직원이 개별적으로 꺼내어 보여주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레이밴 매장에서 AI 글래스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시선 높이에서 “헤이 메타”…버튼 하나로 3K 촬영 제어

이번에 상륙한 레이밴 메타 2세대와 오클리 메타는 사용자의 시선 높이에서 일상을 핸즈프리로 기록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제품 우측 안경다리(템플) 상단에 있는 물리 버튼 하나로 기기를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사진이 촬영되고, 두 번 연속 누르면 즉시 동영상 촬영이 시작되는 방식이다. 동영상 촬영은 배터리와 메모리 효율을 위해 회당 최대 3분으로 제한되지만, 종료 전 버튼을 다시 두 번 누르면 끊김 없이 촬영을 이어갈 수 있다. 볼륨 조절 역시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 없이 안경다리 표면을 손가락으로 앞뒤로 쓸어 넘기는 터치 슬라이드 방식을 적용했다.

음성 제어와 촬영 성능도 한 단계 진화했다. 사용자가 “헤이 메타(Hey Meta)”라고 부르면 기기가 활성화되어 다양한 일상 질문에 답하거나 음성 가이드를 제공한다. 1,200만 화소(12MP) 초광각 카메라를 탑재해 사용자의 시점 그대로 3K 울트라 HD급 고해상도 영상을 담아낼 수 있다.

사운드와 스펙 외에 편의·안전 기능도 갖췄다. 귀를 막지 않아 주변 소리를 자연스럽게 들으면서도 사용자에게만 선명한 음향을 전달하는 ‘오픈 이어 오디오’ 기능이 대표적이다. 또한 카메라 구동 시 전면부 LED 표시등이 자동으로 켜지게 설계해, 주변 사람들이 촬영 중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생활 침해 논란을 방지했다.

메타 AI 글래스 '오클리 뱅가드' 제품. 미국 판매가 499달러인 이 제품의 한국 판매가는 90만원으로 책정됐다.(사진=메타)
◇미국 공홈은 시즌 할인에 할부까지…국내 소비자에 ‘고가 정책’

국내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출시 가격은 브랜드 모델과 결합되는 렌즈 옵션의 종류에 따라 세분화돼 책정됐다. 가장 대중적인 레이밴 메타 일반 렌즈 모델은 69만원, 자외선 양에 따라 색이 변하는 변색 렌즈 탑재 모델은 81만원이다. 오클리 라인업의 경우 스포츠 활동에 특화된 최고급 플래그십 모델인 뱅가드가 90만원에 달하며, 라이프스타일형 모델인 HSTN 등은 일반 렌즈 탑재 제품이 72만원, 변색 렌즈 제품이 84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이 같은 가격 정책은 현재 유연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미국 공식 홈페이지 판매 가격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현재 미국 현지 사이트에서는 메모리얼 데이 등 여름 성수기 시즌을 겨냥한 할인이 적용돼, 국내에서 69만원인 레이밴 메타 일반 렌즈 모델의 미국 정가는 329달러(약 50만원)이며, 국내에서 81만원인 최상위 변색 렌즈 탑재 모델은 약 15% 세일이 적용된 390.15달러(약 59만원)에 판매 중이다.

오클리 라인업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84만원에 책정된 HSTN 최상위 변색 렌즈 탑재 모델이 미국 공홈에서는 20% 할인이 적용돼 383.2달러(약 58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출시가 72만원인 일반 렌즈 모델 역시 현지에서는 319.20달러(약 48만원)에 구매가 가능한 상태다.

미국 오클리 홈페이지에서 할인 판매 중인 메타 '오클리 HSTN' 제품. 한국 판매가는 일반 제품 72만원, 변색 렌즈 84만원이다. (사진=오클리 홈페이지)
미국에서 세일 없이 499달러(약 75만원) 정가를 고수 중인 최고급 스포츠형 모델 뱅가드의 경우도 국내 판매가는 90만원으로 미국보다 고가다. 미국 시장 내에서 HSTN(일반 렌즈)과 플래그십 모델인 뱅가드 실제 구매 가격 차이가 약 180달러(한화 약 27만원)인 것에 비해 국내에서는 두 모델의 가격 차이가 단 18만 원에 불과하다. 미국 기준 가성비 라인인 HSTN 모델의 국내 유통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얹어졌다는 지적이다. 고가 정책에 따른 국내 소비자 차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메타가 고가 논란 속에서도 국내 AI 글래스 시장의 포문을 열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 간의 ‘착용하는 AI’ 주도권 경쟁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장 삼성전자와 구글이 긴밀한 기술 협업을 바탕으로 반격에 나선다. 양사는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인 젠틀몬스터, 와비파커 등과 공동 개발 중인 AI 글래스 시제품(프로토타입)을 최근 구글 I/O에서 일부 공개했으며, 올 하반기 정식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애플과 오픈AI 역시 스마트 글래스 형태의 고도화된 차세대 AI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 프로젝트를 수년 전부터 추진하며 시장 진입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시선 중심의 컴퓨팅’ 시장은 글로벌 IT 공룡들의 거대한 각축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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