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수성이냐, 앤스로픽 역전이냐…韓 상륙한 AI 거물들의 영토 전쟁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5월 27일, 오후 06:58

(AI 생성 이미지)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와 앤스로픽이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는 한국 법인 체계를 정비하고 공공·기업 협력을 확대하며 생성형 AI와 사이버 보안 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 돌입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와 높은 AI 활용도를 갖춘 시장인 만큼 글로벌 AI 기업들의 전략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픈AI “한국은 핵심 시장”… 공공 인프라 협력 확대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27일 서울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기업·정부 대상 ‘한국 사이버 액션 플랜’을 발표했다.

앤스로픽은 이날 최기영 전 스노우플레이크 한국 총괄을 한국 대표로 선임하며 국내 조직 강화에도 나섰다.

오픈AI는 한국이 주간활성사용자(WAU)와 유료 구독자 수 기준 글로벌 상위 10개 시장에 포함되는 핵심 국가라고 설명했다. 특히 AI 코딩 도구 ‘챗GPT 코덱스’의 한국 내 이용자는 올해 초 대비 10배 이상 늘어나며 한국이 글로벌 상위 5개 사용국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오픈AI는 공공 인프라 분야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와는 물 관리·재난 대응 분야 AI 협력을 추진하고, 기술보증기금과는 AI 기반 기술평가 시스템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제이슨 권 CSO는 “이제 AI는 개인용 도구를 넘어 국가 시스템과 산업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오픈AI)
◇앤스로픽도 한국 조직 확대… “세계 최고 수준 AI 시장”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를 개발한 앤스로픽도 한국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앤스로픽은 서울 오피스 개소를 앞두고 최기영 전 스노우플레이크 한국 총괄을 초대 한국 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오픈AI와 같은 날 한국 대표 선임 발표가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양사의 한국 시장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앤스로픽은 한국의 클로드 사용량이 인구 대비 글로벌 평균 기대치의 3.5배에 달한다며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AI 시장 중 하나로 평가했다. 회사 측은 수주 내 본사 고위 임원진이 방한해 국내 사업과 파트너십 확대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기영 앤스로픽 한국 대표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숙한 AI 시장 중 하나”라며 “국내 기업들과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로앤컴퍼니가 클로드 기반 법률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SK텔레콤도 맞춤형 AI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기영 앤스로픽 한국 대표. (사진=앤스로픽)
◇사이버 안보·공공 AI 시장으로 번지는 경쟁

오픈AI와 앤스로픽의 경쟁은 단순한 기업용 AI 서비스를 넘어 정부·공공기관 중심의 사이버 안보 시장으로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는 AI안전연구소를 중심으로 앤스로픽의 국제 사이버 보안 협력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글래스윙’ 참여를 추진해왔다. 앤스로픽도 최근 동맹국 정부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맞서 오픈AI는 제이슨 권 최고전략책임자(CSO) 방한 기간 중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과 만나 정부·기관용 신뢰 기반 접근 프로그램인 ‘GTAC’ 협력을 확정했다. 한국은 아시아 최초의 GTAC 참여 국가가 됐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AI 기업들이 한국을 단순 소비 시장이 아니라 공공 인프라와 사이버 안보, 기업용 AI 실증을 위한 핵심 전략 거점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챗GPT·클로드 AI 앱 지표 비교
◇B2C·B2B 가리지 않는 AI 전면전

오픈AI는 대규모 인프라와 사용자 기반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제이슨 권 CSO는 “충분한 연산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어 광범위한 기관과 기업에 대규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타깃 시장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소비자 시장에서 챗GPT는 구글 제미나이와 비교해도 강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앤스로픽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AI 데이터 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생성형 AI 앱 시장에서 챗GPT는 신규 설치 건수 약 92만건, 월간활성이용자(MAU) 약 1549만명으로 1위를 유지했다.

반면 클로드는 같은 기간 신규 설치 50만건 이상을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고, 월간활성이용자도 100만명을 돌파했다. 불과 석 달 만에 이용자가 1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도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대기업과 금융권 역시 생산성 향상과 보안 강화를 위해 챗GPT와 클로드를 동시에 비교 검토하며 도입 전략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구글도 AI 모델 ‘제미나이’를 앞세워 추격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스마트폰과 PC 운영체제(OS)에 AI 기능을 직접 탑재하는 ‘빌트인 AI’ 전략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무기로 기업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앤스로픽이 안정성과 보안을 앞세워 B2B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고, 오픈AI는 거대한 사용자 기반과 인프라 개방으로 시장 굳히기에 나선 상황”이라며 “여기에 구글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AI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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