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명 집회' 카카오 노조, 이번주 '투쟁수위' 결정…파업 분수령

IT/과학

뉴스1,

2026년 6월 01일, 오전 05:01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고용 안정 보장 등을 촉구하고 있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임금교섭 결렬의 책임을 경영진에 묻겠다며 대규모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2026.5.20 © 뉴스1 박지혜 기자

파업 초읽기에 들어간 카카오(035720) 노동조합이 이번 주 중으로 구체적인 단체행동 일정을 확정하고 본격 준비에 돌입한다. 이번 집회가 노조가 예고한 파업의 시작점이 될지 관심이 모이면서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의 투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카카오는 노조의 성과 보상 요구안이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도, 마지막까지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카카오톡과 비즈니스 조직을 이원화해 이용자 중심 서비스를 강화하고 내부 조직을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노조 측도 파업을 준비하겠다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이 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카카오 노사 2차 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열린 2차 조정회의 결과에 따라 카카오를 포함한 법인 5곳이 모두 파업을 선언할 경우, 각 법인의 사상 첫 파업과 동시에 창사 이래 첫 공동 파업이 된다. (공동취재) 2026.5.27 © 뉴스1 김영운 기자

6월 10일 1200명 집회 예고…노조 "이번주 중 일정 확정"
1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에 따르면 노조는 다음 주 열리는 판교역 일대 거리 행진 등 단체행동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식을 이번 주 중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노조는 6월 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경기 성남시 판교역 일대에서 유스페이스까지 행진하는 집회를 경찰에 신고했다. 참가 인원은 1200명 규모다.

노조는 이날 정식 파업 돌입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우선 해당 집회는 카카오지회가 아닌 화섬식품노조 전체가 주관하며, 카카오지회는 하위 지회로서 참여한다는 게 노조 입장이다.

또 카카오지회가 실제로 집회에 참여하는 시간은 신고 시간과 달리 점심시간으로 계획 중이다. 앞서 노조는 쟁의권을 얻기 전에도 낮 12시부터 1시간가량의 점심시간을 이용해 파업이 아닌 단체행동과 집회를 개최해 왔다.

박성의 카카오지회 부지회장은 "카카오지회가 해당 집회에 참여하는 건 맞다"며 "현재로서는 점심시간에만 참여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고, 이번 주에 (상세한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임금교섭 결렬의 책임을 경영진에 묻겠다며 대규모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2026.5.20 © 뉴스1 박지혜 기자

집회 전 열흘이 분수령…창사 이래 첫 파업 현실화하나
이번 집회는 카카오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직후 예고한 첫 단체행동이다. 만약 10일 전까지 노사가 추가 협상을 진행하지 못한 채 집회를 열 경우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앞서 노사는 임금협약 교섭 결렬로 5월 18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1차 조정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조정기일을 한 차례 연장했다. 하지만 27일 2차 조정회의가 조정 중지로 마무리되면서 노조는 6월 파업투쟁을 예고했고, 사측은 주주가치 제고와 서비스 안정성 확보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조는 조정 중지 다음 날인 28일 입장문을 통해 "조정 중지 결정 이후에도 대화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다림과 인내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조합원들과 함께 6월 파업투쟁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카카오는 29일 임금 교섭 상황 관련 입장문을 내고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 보상안 규모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크루(임직원) 성과 보상은 미래 투자 여력과 주주가치 제고를 함께 고려하고, 지속 가능한 수준에서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카카오 노사는 성과급 규모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성과급 산입 여부 등을 놓고 맞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요구한 성과급 규모를 지난해 별도 기준 카카오 영업이익으로 환산 시 약 13~15% 수준에 달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카카오 본사 외에도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4개 계열사 노조가 조정 결렬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파업 찬반투표 역시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카카오 제공)

정신아 대표 사과문 게재…카톡 조직 이원화 개편도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우려가 커지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사과문을 게재하며 내부 전열 정비에 나섰다.

정 대표는 2차 조정 결렬 직후인 28일 오전 "여러 우려와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협의가 길어지며 크루들의 기다림도 길어지고 있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프로덕트 조직을 '카카오톡'과 '비즈니스'로 이원화하는 방향의 조직 개편 내용도 전했다. 분산돼 있던 디자인 조직은 통합해서 각 영역의 전문성과 협업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대개편 후 이용자 원성을 샀던 카카오톡은 조직 내에 '유저 퍼스트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이용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서비스 전반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카카오톡 개편을 주도했던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다음 달 퇴사 수순을 밟는 것으로 전해졌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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