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문 닫을까…이훈기 의원, ‘일베 금지법’ 발의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04일, 오전 09:4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악의적으로 확산하는 조롱과 혐오 행태를 뿌리 뽑기 위한 이른바 ‘일베 금지법’이 발의된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인천 남동을)은 온라인상에서 특정 개인·집단이나 사회적 참사 희생자 등을 겨냥한 조롱·혐오 표현을 규율하고, 이를 방치하는 사이트 운영자에게 강력한 책임을 묻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일베 금지법)’을 대표발의한다고 4일 밝혔다.

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
◇사실 적시 없는 ‘밈’ 형태 조롱… 법적 사각지대 메운다

현재 온라인 공간에서는 특정 대상을 비하하고 왜곡하는 게시글, 사진, 영상 등이 집단적 유행처럼 번지는 ‘밈(Meme)’의 형태로 재생산되고 있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러한 표현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왜곡된 내용이 사실처럼 소비되고 반복 노출을 통해 사회적 인식으로 굳어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정보통신망법’과 올해 7월 7일 시행 예정인 개정법은 명예훼손형 불법정보나 허위조작정보, 차별·폭력 선동을 중심으로만 규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체적인 사실 적시 없이 비하적 언사나 조롱성 이미지, 희화화된 밈으로 이루어지는 반복적 조롱과 집단적 희화화 표현은 여전히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일베식 조롱·혐오 행태를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지 않고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규율하기 위해 마련됐다. 반복 유통 사실을 알고도 방치하는 사이트 운영자에게 책임을 묻고, 국가·사회 차원의 실효적인 대응 수단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조롱·혐오정보’ 신설부터 사이트 폐쇄까지

이훈기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조롱·혐오정보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유포자와 방치한 플랫폼을 단계별로 강하게 제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①‘조롱·혐오정보’ 개념 신설: 특정 개인·집단 또는 국가적·사회적 사건의 희생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모욕·조롱·비하·멸시·희화화 표현을 불법정보인 ‘조롱·혐오정보’로 명확히 규정한다.

②유포자 형사처벌: 조롱·혐오정보를 고의로 반복 게재하고 유통한 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형사처벌 근거를 둔다.

③방통위 조치명령 신설: 조롱·혐오정보가 반복 유통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사이트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삭제·접속차단 ▲노출 제한 ▲검색·추천 제한 ▲계정 이용제한 ▲수익화 제한 등의 조치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한다.

④단계별 제재 및 폐쇄명령: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련 매출액의 3% 이하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한다. 반복적인 불이행이나 중대한 방치가 있을 때는 6개월 이내의 운영정지 명령이 가능하며, 운영정지 이후에도 동일·유사한 위반 행위가 반복되면 해당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한 폐쇄명령까지 내릴 수 있도록 강력한 제재 조항을 담았다.

다만, 과도한 규제로 인한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피해 정도, 반복 여부, 공익성, 표현의 목적과 양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조율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고 이훈기 의원측은 밝혔다.

◇과거사·시민사회 재단 합동 기자회견… “인간 존엄 지킬 최소한의 안전장치”

이 의원은 오늘 오후 1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노무현재단, 4·16재단, 5·18기념재단, 5·18서울기념사업회 등 관련 단체 관계자 10여 명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다.

이들 단체는 일베 등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5·18민주화운동,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향해 가해지는 반복적인 조롱이 인간의 존엄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갈등을 양산하는 국가적 문제라는 점에 뜻을 모았다.

이훈기 의원은 “국회는 혐오와 조롱을 방치하는 법적 사각지대를 메워야 한다”며 “반복적 조롱·혐오정보를 알고도 방치하고 조치명령에도 따르지 않는 사이트에는 폐쇄명령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법안은 인간의 존엄과 인격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려는 것”이라며 “온라인 혐오 조장 행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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