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예측 어렵지만 기준점 필요"···2045년 과학기술 G3' 밑그림 그린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04일, 오후 05:16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1965년 한 화백이 상상했던 ‘2000년대 생활’이 상당 부분 현실이 된 지금, 한국이 광복 100주년을 맞는 2045년을 향해 국가 과학기술 전략 수립에 본격 착수했다. 단순한 미래 예측을 넘어, 대전환 시대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과학기술 나침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45 과학기술 프론티어 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영규)
4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2045 과학기술 프론티어 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인공지능 이후 과학기술이 어떻게 변화할지 지금부터 고민하고, 이를 현재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며 “과거에도 미래 예측이 상당 부분 빗나갔지만, 그럼에도 기준점은 필요하며,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5년, 10년, 20년 단위의 단계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출범한 과학기술 프론티어 전략위원회는 국가 차원의 장기 과학기술 미래 전략인 ‘대한민국 2045 과학기술 프론티어 전략’ 수립에 착수한다. 2045년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이상적 미래상을 먼저 도출한 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과학기술 도전과제를 발굴하고, 미래 프론티어 기술 수요와 국가 과학기술 시스템의 대전환 방향까지 함께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문가들은 현재를 ‘기술 대격변기’로 규정했다. 정일영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AI, 바이오, 양자 기술이 동시에 임계점을 돌파하는 역사적 전환기에 진입했다”며 “한국은 세계 GDP의 약 4% 수준이지만 기술 파급력은 훨씬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반도체 중심의 추격형 성장 모델은 한계에 도달했다”며 AI와 바이오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기술 변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이상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달 기지는 5~10년 내 상용화되고, 화성 진출도 30년 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주는 더 이상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 안보와 경제의 핵심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세웅 ETRI 원장 역시 “지상 인프라의 한계로 데이터와 컴퓨팅이 우주로 확장될 것”이라며 우주 데이터센터와 위성 기반 통신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AI 확산이 촉발한 전력 수요 급증이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이창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AI 데이터센터 확대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압박하는 복합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SMR(소형모듈원자로), 핵융합, 재생에너지의 조합적 접근 필요성을 제시했다.

사회 구조 변화에 대한 논의도 제기됐다. 배 부총리는 “에이전틱 AI 시대는 인간 노동의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며 “이 경우 인구 감소 문제를 기존과 동일한 틀에서 논의하는 것이 타당한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기술 발전이 기존 인류의 삶의 태도도 바꾸고 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암이 이미 만성질환으로 인식될 정도로 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2045년에는 개인의 세포 단위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을 사전 예측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략위원회는 총괄위원회와 8개 분과위원회로 구성되며, 연내 전략 중간안을 발표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최종 전략은 내년 4월 국민에게 공개된다. 전략은 ‘대한민국 2045 전략’, ‘6차 과학기술기본계획’과도 연계된다.

배 부총리는 “2045년 대한민국이 기술 주권을 확립하고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과학기술 강국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향후 20년을 좌우할 국가 전략을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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