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K-AI 반도체 성장포럼’에서 “그동안 국산 NPU 업체들이 연구개발한 성과를 중심으로 봤다면, 이제는 수요기업과 함께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실증들을 많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K-AI반도체 성장 포럼' 에 참석해 K-AI반도체 성과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그는 행사에 참석한 AI반도체 기업과 수요기업 관계자들을 직접 호명하기도 했다. 배 부총리는 “보통 이런 자리에서 기업들 호명이 잘 안 돼 먼저 불러드렸다”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로 전 세계가 한국을 더 주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포럼은 올해 국산 AI반도체의 양산과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마련됐다. 행사의 초점도 단순한 기술 소개보다 실증 성과와 수요기업 적용 사례, 기업별 성장 전략에 맞춰졌다. 국산 AI반도체가 실제 서비스와 산업 현장에 들어가는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박윤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도 환영사에서 같은 맥락을 짚었다. 박 원장은 “AI 경쟁력은 더 이상 기술 자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고 서비스로 확산시킬 수 있는 AI 인프라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고, 그 중심에 AI반도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기술을 넘어 현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기술”이라며 “개발한 기술이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서비스와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다시 투자와 매출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로봇웨어AI와 모빌린트가 스마트 축산 AX 양계관리 로봇을 활용한 무인 자율 농장 사례를 전시했다. (사진=신영빈 기자)
로봇웨어AI와 모빌린트는 모빌린트 MLA100을 적용한 양계관리 로봇 기반 무인 자율 농장 사례를 소개했다. 이 시스템은 양계장에서 질병 징후 관리, 폐사체 식별·수거, 방역 등 피지컬AI 기반 현장 제어를 구현한 사례다. 말레이시아 디지털경제공사, 인도 베트몰 헬스 등과 총 150만 달러 규모 계약 성과도 냈다.
재난안전 분야에서도 국산 AI반도체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퓨리오사AI는 퓨리오사AI의 워보이를 적용한 해양감시 수상드론 및 산불관리 플랫폼을 부산 영도와 다대포 해수욕장 등에 적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경남테크노파크와 모빌린트는 모빌린트 에리스와 레귤러스를 적용한 CCTV·드론 기반 재난안전 AI 관제 솔루션을 발표했다. 이 솔루션은 경남 하동·산청 등 산불 감시 현장에 적용됐고, CES 2026 AI 부문 혁신상과 29억원 규모 사업화 성과를 냈다.
수출로 이어진 실증 사례도 나왔다. 엘비에스테크와 디노티시아는 교통약자 이동지원 휠체어 플랫폼을 영국 웨스트 미들랜즈 주 통합당국(WMCA)과 실증해 50만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에코피스와 리벨리온은 리벨리온 아톰 맥스를 적용한 수상 오염원 탐지·자율 정화 수질 관리 모니터링 서비스를 UAE에서 실증하고, 베트남·대만에서 총 250만 달러 규모 수출 성과를 냈다.
리벨리온 차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 ‘리벨100’ (사진=신영빈 기자)
퓨리오사AI는 삼성SDS와 구독형 AI반도체 서비스(NPUaaS)를 준비 중이다. 레니게이드 기반 서버에 LG AI연구원 엑사원 32B 모델을 탑재해 오는 7월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퍼엑셀은 공공민원 분석, 딥엑스는 현대차그룹 차세대 로보틱스 플랫폼, 모빌린트는 AI 콜센터 상담서비스 사례를 각각 소개했다.
기업 발표에서도 ‘상용화’가 핵심 키워드로 부각됐다. 리벨리온은 2023년 약 3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약 32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신성규 리벨리온 CFO는 “고객 적용과 피드백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퓨리오사AI는 AI 데이터센터용 추론 칩 ‘레니게이드’를 올해 1월부터 연 2만개 수준으로 양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한준 퓨리오사AI CTO는 연구개발 단계를 지나 다양한 기업이 제품을 사용하고 NPU를 경험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하이퍼엑셀은 대규모언어모델(LLM) 추론에 특화한 반도체 시장을, 딥엑스는 데이터센터 밖 엣지AI·피지컬AI 수요를 각각 겨냥하고 있다.
국산 AI반도체 생태계의 다음 과제는 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있다. 수요기업 입장에서는 칩 성능에 더해 소프트웨어 호환성, 유지보수, 실제 서비스에서의 안정성, 기존 GPU 인프라 대비 전환 비용이 중요하다. 정부가 K-Perf 성능평가 체계와 기술지원센터, K-AI 풀스택 실증 지원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 부총리는 “국산 AI반도체는 AI 3대 강국 도약이라는 국정과제 실현과 독자 AI 완성을 위한 핵심 기반”이라며 “본격적인 양산과 상용화를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업계의 지속적인 노력을 당부하며,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며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