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서울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잇달아 만나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플랫폼인 DSX를 기반으로 한국 내 기가와트(GW)급 AI 팩토리 구축 계획을 공개했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칩 판매를 넘어 AI 컴퓨팅 인프라 전체를 제공하는 AI 팩토리 사업을 글로벌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전략 거점을 물색해 왔으며, 최종적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엔비디아는 국내 기업들과 AI 팩토리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다. 네이버는 일찍부터 엔비디아와 AI 인프라 구축 및 활용 방안을 협의하며 관련 준비를 진행해 왔으며, 자체 초거대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비롯한 AI 서비스 경쟁력 강화는 물론 AI클라우드 사업 협력을 강화한다.
SKT도 최근 엔비디아와 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하며 AI 팩토리 사업에 본격 합류했다. SKT는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팩토리시장 진출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아시아 거점인 SKT·네이버 AI팩토리에 상당한 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양사가 모두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전략에 참여하게 되면서 국내 AI 인프라 시장의 주도권 경쟁도 한층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열린 엔비디아-SK 협력 관련 언론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SKT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기존 통신 네트워크 사업자를 넘어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를 아우르는 글로벌 AI 클라우드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SKT는 엔비디아의 DSX 풀스택 레퍼런스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국내에 기가와트(GW)급 AI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2027년 첫 AI 팩토리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신규 AI데이터센터(AIDC) 건설에는 부지 확보와 전력 인프라 구축 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초기에는 기존 가산 AIDC 등을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SKT는 엔비디아의 글로벌 파트너 프로그램인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NCP)’에도 참여한다. 이를 통해 최첨단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활용해 AI 서비스 운영 비용을 낮추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AI 인프라 구축을 넘어 차세대 AI 팩토리 아키텍처 공동 연구에도 나선다. SK텔레콤의 네트워크 운영 역량과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기술, 그룹 계열사의 전력 인프라 역량을 결합해 AI 인프라 전반의 최적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대표 사례로는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인 옴니버스를 활용해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시설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한 프로젝트가 꼽힌다.
로보틱스 분야 협력도 확대한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 ‘코스모스’와 휴머노이드 AI 모델 ‘아이작 그루트’를 활용해 로봇 시뮬레이션과 학습 플랫폼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과거 전기, 수도, 인터넷이 나라를 바꿨듯 미래에는 AI가 국가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SKT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대학, 연구소, 스타트업들이 마음껏 쓸 수 있는 필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반도체 칩부터 데이터센터 운영에 이르는 풀스택 AI 인프라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며 “엔비디아와 함께 GPU, 메모리, 에너지 분야의 과제를 해결하고 아시아 AI 생태계를 선도하는 AI 팩토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네이버 1784 사옥에 마련된 비전스테이지 무대에선 가상 이미지(사진=챗GPT 이미지 생성)
네이버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에 엔비디아 AI팩토리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의 경쟁력을 높이고, 차세대 AI 서비스로 꼽히는 AI 에이전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특히 국내 AI 컴퓨팅 수요 대응은 물론 중동 지역 확산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국내 최대 규모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한다. 엔비디아의 DSX 플랫폼을 적용해 2027년 상반기 55MW 규모의 AI 인프라를 우선 가동하고, 2028년에는 200MW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를 기반으로 기가와트(GW)급 초대형 AI 팩토리 구축도 추진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네이버는 한국 최고의 클라우드 사업자”라며 “오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국에 대규모 AI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네이버는 엔비디아 GPU를 활용해 슈퍼팟을 처음 구축한 회사”라며 “양사가 힘을 합쳐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공간 인텔리전스 분야 협력도 추진한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인 코스모스에 자사의 공간 모델링 기술과 거리뷰 데이터를 결합해 가상 공간 시뮬레이션인 ‘서울 월드 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 의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각 국가와 기업이 독자적인 AI 역량을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네이버의 AI 기술과 인프라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엔비디아와 AI팩토리 협업을 발표한 SKT와 네이버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 마감한 종목으로 기록됐다. SKT는 전일 대비 0.2% 상승한 10만6700원, 네이버는 9.2% 상승한 27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