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AI 생성)
◇엔지니어 출신 창업진…정밀 제어·자동화로 바이오 플랫폼 구현
3일 바이오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엠비디는 최근 거래소의 전문가 회의 절차를 마무리했다. 전문가 회의는 상장예비심사 과정 중 하나로 한국거래소가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의 기술성과 사업성 등을 평가한다. 전문가 회의가 끝나면 상장위원회가 상장 승인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만큼 사실상 기업공개(IPO) 과정의 핵심 관문이기도 하다.
앞서 엠비디는 지난해 10월 기술성 평가에서 각각 A, BBB 등급을 획득하며 평가를 통과했다. 이후 지난달 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심 신청서를 제출하며 올해 10~11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했다.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대부분 연구개발(R&D)에 투입할 계획이다. 전체 임직원 가운데 R&D 인력 비중이 높은 만큼 플랫폼 고도화와 신규 암종 확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사업 측면에서는 항암제 감수성 검사 서비스인 온코센시 확대에 역량을 쏟는다.
엠비디 관계자는 “온코센시 사업을 회사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며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미국 시장 진출과 상업화도 추진해 중장기적인 매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정밀의료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015년 1월 설립된 엠비디는 정밀의료 기업으로 3차원(3D) 세포배양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엠비디는 환자 유래 암세포를 활용해 환자 개인별 약물 반응을 분석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제 선정을 지원하는 장비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엠비디의 가장 큰 기술적 특징으로 바이오 기술에 정밀 분주와 자동화 장비 개발 경험이 접목됐다는 점이 꼽힌다. 특히 구보성 엠비디 대표를 포함한 주요 창업 멤버가 삼성전기(009150) 엔지니어 출신으로 잉크젯 프린팅 기술 개발과 의료기기 자동화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미세한 액체를 균일하게 제어하고 장비화했던 경험은 엠비디가 3D 세포배양 플랫폼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술적 배경이 됐다.
엠비디의 3D 세포배양 플랫폼은 환자 유래 세포를 정밀하게 분주·배양하고 약물 반응을 분석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환자에게서 확보한 제한된 양의 검체를 활용해야 하는 만큼 소량의 세포와 약물을 정밀하게 처리하는 기술과 반복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구현하는 재현성이 중요하다. 엠비디는 정밀 분주와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세포배양 및 분석 과정을 장비화해 분석 결과의 정확도와 재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플랫폼을 개발해 왔다.
◇항암제 감수성 검사 상용화…45개 병원 도입
(출처= 엠비디)
암세포를 균일하게 뿌리는 장비가 ASFA 스파터라면 셀비트로(Cellvitro)는 암세포를 암 오가노이드(암 유사체)로 배양할 수 있는 배양판이다. 셀비트로는 세포생물학 연구나 약물 스크리닝을 위해 3차원의 균등한 모양으로 세포를 배양할 수 있게 해준다.
기존에는 연구자가 수작업으로 시료를 분주·배양해야 해 공정 편차나 오염 위험 등이 있었다. 하지만 엠비디는 두 장비를 통해 이를 자동화하면서 정확도는 높이면서도 대량 생산 효율을 확보했다. 이 외에도 엠비디는 세포 분석을 위한 고화질 이미지 장비 ASFA 스캐너(Scanner), 조직 분쇄용 차퍼(Chopper), 효소 반응을 위한 온도 조절 셰이커(Shaker) 등을 자체 개발했다.
엠비디는 이같은 장비들을 기반으로 항암제 감수성 검사 서비스를 핵심 사업으로 운영한다. 엠비디는 환자 맞춤형 항암제 분석 플랫폼 코디알피(CODRP)를 상용화한 진단 서비스 온코센시(Oncosensi)를 2024년 3월 출시했다. 온코센시란 암 환자의 조직이나 체액에서 확보한 암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한 뒤 다양한 항암제를 적용해 반응성을 사전에 확인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를 통해 환자별로 효과가 높은 약물과 조합을 선별해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 현재는 폐암·난소암·위암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학 있으며 최근 대장암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엠비디는 올해 하반기 담도암과 두경부암, 내년에는 췌장암과 전립선암·자궁내막·경부암 등으로 적용 암종을 넓힐 계획이다.
온코센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 실패 사례가 많았던 항암제 감수성 검사를 상업화한 사례기 때문이다. 항암제 감수성 검사는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들이 시도했다. 하지만 검사 정확도와 비용 문제로 시장 안착에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반면 엠비디는 자체 알고리즘과 임상 데이터 축적을 통해 한계를 돌파했다. 엠비디 관계자는 “암 환자로부터 채취한
암세포의 성장률, 암 진행 단계 등 다양한 인자를 반영한 자체 알고리즘을 구축해 예측 정확도를 높였다”며 “자체적으로 병원과의 공동 임상을 통해 예측 결과와 실제 환자 반응의 매칭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면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온코센시는 현재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성모병원 등을 포함한 전국 45개 병원에 서비스가 도입됐다.
◇동물실험 대체 흐름 타고 투자·실적↑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실험 축소 로드맵을 추진하는 등 최근 바이오업계에서 동물실험 대체와 임상 성공률 개선 필요성이 커지면서 오가노이드와 3D 세포배양 기술 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관련 기술력을 확보한 엠비디를 향한 투자업계의 관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엠비디는 최근까지 약 485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엠비디는 시드(Seed) 라운드에서 약 20억원을 시작으로 △시리즈 A 100억원 △시리즈 B 115억원 △시리즈 B 브릿지 45억원 △시리즈 C 165억원 △삼성벤처투자 40억원을 조달했다. 특히 삼성벤처투자는 전략적 투자자(SI) 성격으로 올해 1월에 참여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연구개발(R&D) 투자 영향으로 아직 적자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매출 성장세를 통해 사업화 가능성을 일부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매출은 15억2400만원으로 전년(2억4100만원)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 정밀의료 기업 카이야텍(Kiyatec)에 온코센시 플랫폼 기술을 수출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한국거래소가 바이오 기술특례 기업에 대해 상장 이후 유지 가능성과 실질 매출 기반까지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실제 바이오업계에서는 최근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거래소의 심사 기조가 과거보다 한층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술력 외에도 제품 또는 서비스의 실질적인 병원 도입 확대와 매출 성장, 시장 내 사업 확장 가능성을 얼마나 입증할 수 있을지가 IPO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