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일대에서 사측의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등 보상 체계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카카오 노조의 파업은 2006년 카카오 전신인 아이위랩 설립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2026.6.10 © 뉴스1 김민지 기자
지난 10일 카카오(035720)에는 두 가지 장면이 겹쳤다.
카카오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강행했다.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5개 법인이 공동 파업을 진행했으며, 1500여명이 동참했다. 노조는 성과급 등 보상체계 확대 요구를 내세우며 경영진 책임구조, 계열사 매각에 따른 고용불안에 대한 목소리도 높였다.
같은 날 카카오 주가는 장중 5% 넘게 하락하며 52주 신저가인 3만 7400원까지 떨어졌다. 인공지능(AI) 수혜주를 중심으로 한 상승장에는 올라타지 못하고, 하락장에는 가장 먼저 추락했다. 한때 16만 원대로 치솟아 '국민주'로 불리던 카카오 주가는 연일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 같은 장면은 카카오의 현재 위기 상황을 상징한다.
최근 이른바 '젠슨 황' 효과로 동종 업계가 주가 상승 릴레이를 이어갈 동안 카카오는 절박함도 비전도 보여주지 못했다. 젠슨 황이 네이버를 비롯해 스타트업, 대학생, PC방까지 찾아가는 동안 카카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패싱 당했다. 아프리카 AI 스타트업이 네이버를 찾아 젠슨 황과의 미팅을 요구할 정도로 절박함을 보인 장면과 대조적이다.
이는 시장과 이용자가 카카오를 바라보는 시선과 일맥상통한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하나에 기대는 방식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의구심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난 수년간 카카오에 따라붙었다. 여기에 지난해 카카오톡 기반의 수익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용자 경험(UX)까지 훼손되자 카카오의 근간인 이용자마저 등을 돌렸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에이전틱 AI 플랫폼으로 전환해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지속해서 카카오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AI 도입을 통한 카카오톡 체류시간 성장세 가속화"가 실제 가능하냐는 얘기다. 이용자들은 카톡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는 소식에 지레 겁부터 먹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성과급을 쟁점으로 한 노사갈등이 이어지는 모습은 어떻게 비칠까. 카카오의 파업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는 "카카오 주가 폭락으로 손해보는건 나(주주)인데, 노조만 살판났구나", "노조가 영업이익 배분받으면, 주가 하락도 같이 책임지는거냐"며 비난의 댓글이 주를 이룬다.
파업은 노동자의 권리다. 그러나 동시에 파업은 명분 싸움이기도 하다. 공감과 연대가 뒷받침되지 않는 파업은 '밥그릇 싸움'의 프레임에 빠지기 쉽다.
업계에 따르면 2차 지방노동위원회 중재가 결렬된 후 카카오 노사는 매일 만나 물밑 협상을 이어갔지만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도 나서서 중재의 자리를 마련하려 했지만 이 역시 성사되지 않았다.
노사 간 대화나 정부 중재도 외면하고 투쟁만 외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기꺼이 불편에 동참하겠다는 연대를 끌어내지 못한 채 장기화된 파업은 카카오의 위기 상황을 나타내는 신호로 기능할 뿐이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장중 3만 6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하루 만에 경신했다. 170만 카카오 소액주주의 곡소리는 더 커졌다.
지금은 파업이 아니라 비상경영 선포가 필요한 시점이다.
Ktig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