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2029년까지 R&D 반복 업무 AI로 줄인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후 05:32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LG전자(066570)가 2029년까지 연구개발(R&D) 반복 업무를 인공지능(AI)으로 줄이는 개발 프로세스 전환에 나선다. 요구사항 분석과 회로기판 설계 등 반복적인 개발 업무를 AI로 자동화해 엔지니어가 핵심 설계와 의사결정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용연 LG전자 연구위원은 11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다쏘시스템 ‘시뮬리아 유저 데이 2026’에서 ‘넥스트 엔지니어링: AI 네이티브 전환’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위원은 제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연 LG전자 연구위원이 11일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다쏘시스템 ‘시뮬리아 유저 데이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다쏘시스템)
제품 개발 주기는 짧아지고, 고객 요구는 복잡해지는 반면 기업들은 더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높은 품질의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은 “전체 엔지니어링 워크플로우를 재설계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존 업무 방식을 그대로 둔 채 인공지능전환(AX)나 디지털전환(DX) 기술만 붙여서는 큰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워크플로우 재설계를 위해 엔드투엔드 R&D 자동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이 주목한 지점은 R&D 현장의 비효율이다. 그는 연구소 업무를 분석한 결과 실제 연구개발 본연의 업무보다 대응 업무, 보고, 문서 작업 등 비부가가치 업무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엔지니어 옆에서 하는 업무를 하나씩 뽑아봤더니 실제 본연의 R&D 업무를 하는 것보다 각각 대응 업무를 하는 게 너무 많았다”며 “어떤 부분에 AI를 적용하면 엔지니어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지 시사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특히 문서 대응 업무가 R&D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대표 사례로 꼽혔다. 김 위원은 “과도한 문서 대응이 34%로 우리 업무를 잠식하고 있다”며 “이것만 효율화돼도 굉장히 큰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R&D 인력이 설계와 검증, 문제 해결 같은 본질적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쓰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이고 행정적인 업무를 AI로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LG전자는 AI 도입을 단순한 개별 업무 자동화로 보지 않았다. 제품 요구사항과 설계, 인쇄회로기판(PCB),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컴퓨터지원엔지니어링(CAE) 데이터가 서로 끊겨 있으면 AI를 적용해도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김 연구위원은 개발 단계별 업무와 데이터가 아직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에 하고 있는 업무를 재설계하자”고 말했다.

LG전자는 요구사항 분석과 회로기판 설계 등 반복적인 개발 업무를 AI로 자동화하고, 이를 2029년까지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데이터 거버넌스도 핵심 조건으로 언급했다. AI가 제조업 R&D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려면 부서별·단계별로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고, 이를 일관된 기준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엔드투엔드 R&D 자동화와 함께 피직스 AI,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LG전자가 그리는 AI 네이티브 엔지니어링은 요구사항 분석, 설계 자동화, 시뮬레이션, 검증, 데이터 관리까지 개발 전 주기를 연결하는 구조다. 엔지니어가 반복 업무를 줄이고 핵심 설계와 의사결정에 집중하도록 해 개발 기간 단축과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게 한다. 제조업 AX의 무게중심이 생산 현장을 넘어 R&D 전 과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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