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이 질문 하나에 1초 만에 ‘딸깍’ 답을 내놓기 전, 우리는 어디에 고민을 털어놨을까. 어디 물어볼데는 없는데 누가 답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찾았던 곳은 네이버(NAVER(035420)) 지식iN이 아니었을까.
Q. “사랑을 잘 모르겠어요. 백번 사랑한다고 해도 이별 한마디로 끝나버려요. 사랑은 왜 변하는 건가요?”
A. “뭐든 변해요. 바뀌지 않는 게 아름답다고 누가 그러던가요. 어제는 산이 좋아서 산에 올랐고, 오늘은 바다가 좋아서 바다에 간 것뿐이에요. 단지 산과 바다를 좋아하는 그 마음만 간직한다면 얼마든지 사랑이라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문구박람회 인벤타리오에 마련된 네이버 라운지에 온라인 속 '지식iN' 질문과 답변이 오프라인으로 나왔다.
흥미로운 건 이 장면이 AI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네이버의 전시 공간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최근 검색, 쇼핑, 콘텐츠 곳곳에 AI를 붙이고 있다. 그런데 ‘문구덕후’들이 모인 아날로그 감성의 박람회에서는 오히려 종이, 손글씨, 질문, 기록, 굿즈를 앞세웠다. 왜 AI 기업이 문구박람회에 왔을까. 현장을 둘러보니 답은 ‘콘텐츠’와 ‘기록’에 있었다.
네이버 라운지의 콘셉트는 ‘각자의 세계가 만나는 곳’이었다. 블로그, 웹툰, 지식iN, 기념일마다 바뀌는 스페셜 로고 등 네이버 안에서 이용자들이 남긴 흔적이 문구 감성으로 재해석됐다. 화면 속 서비스가 엽서와 카드, 전시 문구, 체험 공간으로 옮겨온 셈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유저 콘텐츠와 함께 성장해온 플랫폼”이라며 “AI 시대에도 인간 창작을 존중한다는 철학을 재미있게 풀어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문구박람회 인벤타리오 내 네이버 라운지에서 네이버 스페셜 로고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해 출력할 수 있었다.
문구를 고르는 취향, 손으로 쓴 한줄평, 찍어 올린 사진과 영상, 행사장에서 남긴 리뷰는 다시 콘텐츠가 된다. 라운지에서는 관람객이 손으로 한줄평을 남기는 이벤트가 진행됐고, 네이버 지도에는 인벤타리오 공식 팝업스토어 페이지가 운영돼 행사 정보와 리뷰, 오픈톡을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남긴 반응은 이후 소셜 콘텐츠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좋은 AI 서비스를 만들려면 좋은 데이터가 필요하고, 좋은 데이터는 결국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남긴 기록에서 나온다. 사용자가 직접 겪고 쓴 후기는 광고 문구보다 구체적이고, 손으로 남긴 감상은 AI가 만든 요약보다 더 생생하다. 플랫폼을 살아 있게 하는 건 누군가가 블로그에 남긴 여행기, 지식iN에 적은 고민, 웹툰에 달린 댓글, 지도에 쓴 리뷰, 문구박람회에서 찍어 올린 사진 등과 같이 여전히 사람이 만든 생생한 콘텐츠다.
문구박람회 인벤타리오에 대한 한줄평을 작성하는 공간이며, 행사 이후 온라인상 소셜 콘텐츠로 재탄생한다.
네이버 라운지 한편에는 네이버 굿즈존도 있었다. 원래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브랜드스토어에서만 팔던 28개 품목 굿즈를 이번 인벤타리오에서 처음으로 대중에게 판매했다. 특히 주니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날개 모자’ 아이콘 굿즈는 묘한 추억을 건드렸다.
물론 네이버답게 기술 체험도 빠지지 않았다. 입장할 때는 QR코드를 찾을 필요 없이 얼굴 인식 서비스 ‘페이스사인’으로 바로 들어어올 수 있었다. 라운지 굿즈존을 비롯해 박람회장 내 부스에서는 네이버페이 커넥트 단말기를 통해 결제도 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