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냉각 전력 10분의 1로···KAIST 가능성 제시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16일, 오전 08:53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냉각 전력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KAIST는 김성진 기계공학과 교수팀과 이익진 AX학과 교수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매니폴드 마이크로채널 냉각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반도체 칩 내부에 매니폴드(냉각수를 여러 경로로 나누어 공급·회수하는 구조)와 마이크로채널(머리카락보다 가는 미세 물길)을 결합한 초고효율 액체 냉각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의 증명사진.(윗줄)김성진 교수, 이익진 교수.(아랫줄)이영진 박사, 이한솔 박사과정, 황철현 박사과정.(사진=KAIST)
AI 반도체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칩에서 발생하는 열량도 증가한다. 기존 공랭 방식만으로는 차세대 AI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어렵다. 이에 반도체 칩 내부에 냉각수를 직접 흘려 열을 제거하는 액체 냉각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이 주목한 매니폴드 마이크로채널은 마이크로채널에 냉각수를 흘려 열을 제거하는 기술로 여기에 매니폴드를 적용하면 냉각수를 여러 지점에 동시에 공급할 수 있어 냉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기존 매니폴드 마이크로 채널 연구에서는 냉각수가 일부 채널에 집중되고 다른 채널에는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냉각수가 모든 채널에 고르게 흐르도록 구조를 최적화했다. 이를 위해 간단한 계산 모델과 정밀한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설계안을 분석했고, 냉각 성능은 높이면서도 에너지 손실은 줄일 수 있는 최적 구조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최적화된 구조를 실제 실리콘 웨이퍼에 제작해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냉각 효율을 나타내는 성능계수가 10만 6000을 기록했다. 냉각에 사용하는 에너지 1만큼으로 10만6000배에 해당하는 열을 제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작한 냉각장치, 실험결과, 활용처.(자료=KAIST)
이는 지난 2020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보고된 기존 세계 최고 수준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쉽게 말해 같은 양의 열을 식히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기존 기술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번 성과는 액체가 끓으며 열을 제거하는 복잡한 냉각 방식이나 나노 표면 처리, 다이아몬드 같은 고가 소재 없이 상온의 물만으로 구현됐다.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추가 설비 투자 없이 적용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

연구팀은 같은 설계 원리를 현재 AI 데이터센터에 쓰는 GPU·TPU 등 대형 AI 반도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Vera Rubin)’급 초고성능 칩에도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김성진 교수는 “AI 시대에는 반도체 성능보다 열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어하느냐가 경쟁력”이라며 “이번 기술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를 줄이는 핵심 기술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에 지난 15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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