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도 답은 사람과 팬덤”…넥슨, ‘맥락 자본’ 경쟁력 선언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16일, 오후 01:53

[이데일리 안유리 기자] “인공지능(AI)라는 거대한 흐름은 게임 산업에도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구현의 도구가 발달하는 속도는 엄청나게 빠를 것이며, 이로 인해 우리가 창작하는 콘텐츠는 보다 깊은 완성도와 다양성이 반영된 폭넓은 재미를 요구받게 될 것이다. ”

이정헌 넥슨 대표는 16일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게임 지식 공유행사 NDC(Nexon Developers Conference) 26의 개막을 알리는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가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NDC26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넥슨)
NDC는 넥슨이 주최하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로, 지난해 현장 누적 참관객 수 7600여 명, 온라인 생중계 누적 조회수 5만 8500회를 기록한 국내 대표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이다.

이날 NDC는 게임 시장의 둔화와 AI 영향으로 인한 국내 게임 산업의 위기감이 감지됐다. ‘구현이 쉬워지는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경쟁하는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는 “AI로 우리만 (게임 개발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공급은 폭발하는데 유저의 하루는 여전히 24시간”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AI로 인한 공급 증가로 스팀 플랫폼 출시작은 7배로 늘어났지만, 이용자의 의미있는 관심을 받는 게임(출시작 2만개중 리뷰 1000개 이상 게임)은 608개로 3%에 불과하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가 16일 넥슨이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최한 게임 지식 공유행사 NDC(Nexon Developers Conference)에서 기조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넥슨)
넥슨은 점차 치열해지는 게임 산업 생존 경쟁 속 ‘맥락 자본(Contextual Capital)’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개발자가 수십년간 쌓은 노하우와 감각, 이용자와 맺은 관계·신뢰, 커뮤니티 문화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강 대표는 “우리가 유저와 함께 보낸 시간 운영하며 쌓은 판단, 커뮤니티가 만든 문화,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복리로 이어진 맥락 자본”이라면서 “이것은 돈으로 살 수 없고 프롬프트로 만들어지지 않으며 오직 시간으로만 쌓인다”고 말했다.

이는 넥슨이 25년간 쌓아온 IP와 커뮤니티 자산을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넥슨의 AI 사업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넥슨은 AI의 개별 사업화보다는 게임제작과 운영의 구조를 바꾸는 AX(AI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에는 약 700명이 근무하며 게임 데이터 분석, 이용자 경험 개선 등을 연구하고 있다.

◇AI로 몸집 줄인 엠바크 스튜디오 “작고 밀접하게 소통하며 일한다”

엠바크 스튜디오의 마틴 싱 블롬(Martin Singh-Blom) 머신 러닝 리드가 16일 넥슨이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최한 게임 지식 공유행사 NDC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넥슨)
강 대표의 기조 강연 직후에는 쇠더룬드 회장이 몸담았던 엠바크 스튜디오의 마틴 싱 블롬(Martin Singh-Blom) 머신 러닝 리드의 강연이 이어졌다. 넥슨이 최근 엠바크 스튜디오와 같은 개발 문화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그의 강연은 앞선 두 대표의 강연만큼이나 관람석이 가득 차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싱 블롬 리드는 LLM 기반 퀘스트 분석, 물리 기반 로봇 AI 등 기술적 조언을 전하면서도 ‘조직’을 강조했다. 그는 “알고리즘과 모델도 중요하지만 실제 게임 개발에서는 조직과 도구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며 “머신러닝 프로젝트의 절반은 모델 개발이 아니라 아티스트와 디자이너가 사용하는 도구와 업무 방식에 맞추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엠바크 스튜디오는 300명도 안되는 작은 조직”이라면서 “개발자들이 아침 식사나 커피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다른 팀과 아이디어를 교환한다”며 “머신러닝 팀 역시 별도의 공식 절차보다 이런 비공식적인 소통을 통해 필요한 기술과 도구를 찾는다”고 말했다.

◇서비스 종료 ‘크레이지아케이드’…UGC 플랫폼 재탄생 예고

16일 경기도 판교 넥슨 사옥 앞에서 게임 지식 공유행사 NDC26 현장 부스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안유리 기자)
이용자와 함께 콘텐츠를 생산하는 UGC 플랫폼 역시 AI 시대 넥슨이 강조한 ‘맥락 자본’을 확장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선택과 집중 기조 아래 최근 서비스 종료를 알린 ‘크레이지아케이드’ 역시 UGC 플랫폼으로 재탄생이 예고됐다.

강 대표는 “맥락(자본)을 잘 이어나가 팬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른 더 좋은 방식을 구상해서 곧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메이플스토리 월드와 비슷한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이플 월드는 대표적인 넥슨의 UGC 플랫폼으로, 게임사가 캐릭터, 아이템, 몬스터, 맵 리소스를 공식적으로 제공하고, 이용자가 그 자산들을 조합해 자기만의 게임과 콘텐츠를 제작한다.

한편, 넥슨은 NDC 개최와 함께 7년만에 사옥을 개방해 넥슨 IP 기반 게임아트 전시회 ‘NEXTAGE’도 열었다. 이날 150명에게 선착순 배포된 NDC 아트북은 행사 개막전부터 마감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행사는 오는 18일까지 3일간 경기도 판교 넥슨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리며, 이외에도 사옥 주변 판교 콘텐츠거리에서는 버스킹 공연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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