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메디픽셀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최근 핵심 솔루션인 ‘MPFFR’이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기술로 선정되면서, 메디픽셀은 기술적 혁신을 넘어 강력한 수익 모델을 갖춘 산업적 ‘게임체인저’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메디픽셀 직원들이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메디픽셀)
◇침습적 검사 대체하는 ‘7초’의 마법… 시술실 워크플로우 혁신
메디픽셀의 핵심 경쟁력은 관상동맥 조영영상을 기반으로 한 형태적·기능적 분석 솔루션 MPXA와 MPFFR에 있다. 특히 이번에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트랙에 올라선 분획혈류예비력 분석 소프트웨어 MPFF는 기존 심혈관 질환 진단의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혁신성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관상동맥의 협착 병변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한 FFR 검사는 환자의 혈관에 직접 압력 철선을 삽입하고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고도의 침습적 방식이었다. 이는 환자에게 육체적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준비와 검사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촌각을 다투는 시술실 현장에서 제약이 따랐다.
반면 메디픽셀의 MPFFR은 AI 기술을 활용해 시술 중 획득한 조영영상만으로 단 7초 이내에 FFR 값을 산출한다. MPFFR은 추가적인 침습 행위나 약물 투여 없이 3차원 혈관 모델 재구성과 혈류역학 계산을 통해 병변의 기능적 중증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송교석 메디픽셀 대표는 “시술실은 매우 빠르게 돌아가는 전쟁터와 같다"며 "이 때문에 저희 제품은 기존 워크플로우(업무흐름)를 방해하지 않는 자동화와 7초 만에 결과를 내는 속도로 의료진의 사용성을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별도의 조작 없이 완전 자동화된 분석 결과가 즉각적으로 제공됨으로써 의사는 환자 치료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메디픽셀의 솔루션은 육중한 하드웨어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순수 소프트웨어(SaaS) 기반이라는 점에서 병원 도입의 유연성을 극대화했다. 기존 영상 장비나 병원 서버에 쉽게 끼워넣을 수 있어 공간 제약을 극복하고 운영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이는 건강검진 목적의 단순 스크리닝(CT) 시장을 넘어 실제 응급 환자가 유입되는 시술실 한가운데 안착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기술에 대한 자신감은 방대한 임상 데이터 확보 계획으로 이어진다. 단순히 AI의 계산 속도나 정확도를 넘어 실제 환자의 중장기적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하겠다는 포부이기도 하다. 메디픽셀은 현재 삼성서울병원을 주축으로 국내 22개 주요 종합병원, 총 2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전향적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와이어를 이용한 침습적 FFR 검사와 AI 기반의 MPFFR 검사를 비교해 2~3년 뒤에도 환자의 치료 예후가 동등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메디픽셀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메디픽셀 심혈관 분석 AI 소프트웨어 모습 (사진=메디픽셀)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의 경제학… 뷰노의 ‘딥카스’ 신화 재현할까
의료 AI 업계에서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는 단순한 행정적 절차를 넘어 기업의 명운을 가르는 핵심 패스트트랙으로 통한다. 제품을 병원에 무상으로 공급하거나 제한적인 연구용으로만 써야 했던 보릿고개를 단숨에 넘게 해주는 마법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이 제도에 선정되면 최소 5년의 유예 기간 동안 의료 현장에서 한시적 비급여로 환자에게 직접 검사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제품 구매에 대한 명확한 경제적 인센티브가 생기고 기업은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캐시카우)을 확보하게 된다. 의료AI 업계에서는 메디픽셀이 이번 비급여 진입을 통해 도입의 가장 큰 장벽을 허물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경제적 파급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로 뷰노(338220)의 AI 심정지 예측 솔루션 딥카스(DeepCARS)가 꼽힌다. 2022년 평가 유예를 받은 딥카스는 2023년 뷰노 전체 매출의 75%(약 100억 원)를 차지하며 폭발적 성장을 이끌었다. 딥카스는 성공적인 구독형(SaaS) 비즈니스 모델을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디픽셀은 MPXA, MPFFR이 딥카스 이상의 실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비급여 사용을 통해 실제 임상 현장에서 매일 축적되는 실사용 데이터(RWE)는 향후 정식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시술실의 핵심 의사결정 도구로 한 번 시스템에 깊숙이 연동되면 타사 제품으로 교체하기 힘든 강력한 락인(Lock In) 효과까지 누리게 된다.
송 대표는 “평가 유예 선정으로 매출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장벽이 훨씬 낮아진 만큼 대규모 RCT를 통해 성능은 물론 환자의 예후까지 대등하다는 것을 장기적으로 증명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