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표현' 금지·처벌 만으로 부족…'칵테일 요법' 필요"

IT/과학

뉴스1,

2026년 6월 18일, 오후 05:36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18일 오후 방송회관에서 인터넷 혐오표현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뉴스1 이민주 기자

최근 온라인 공간을 넘어 현실 사회로 확산하는 혐오표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금지와 처벌, 교육, 대항표현 정책 등을 병행하는 '칵테일 요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오는 7월 시행되는 정보통신망법상 혐오표현 규제에 대해 해악이 큰 '선동형 혐오표현'을 겨냥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18일 오후 방송회관에서 '인터넷 혐오표현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 및 SNS 등을 중심으로 쉽게 소비되고 확산하는 혐오표현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학계, 산업계, 시민단체 등 사회 각계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고자 마련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혐오표현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지만 금지와 처벌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10년대 혐오 표현과 차별 발언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혐오표현은 어떤 사람이나 어떤 집단과 관련해 그들이 누구인가를 근거로 공격하거나 경멸적이거나 차별적인 언어를 이용하는 소통을 의미한다.

이 시기 인터넷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에서 '여성혐오'의 개념이 등장했고 2013년에는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규제 논의 과정에서 'hate speech'(혐오 표현)이 소개됐다. 소수자운동진영에서 장애인혐오, 성소주자혐오 등의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혐오표현이 폭발적으로 확산하면서 개인의 일탈 수준을 넘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다. 특히 누군가를 공격하는 콘텐츠가 조회수와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 속에서 혐오표현은 특정 집단의 참여를 위축시키고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18일 오후 방송회관에서 인터넷 혐오표현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했다. © 뉴스1 이민주 기자

홍 교수는 "혐오표현의 개인적, 사회적 해악은 경험적으로 입증된 사실로 이를 방치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며 "특정 집단을 사회적으로 배제하고 사회적 참여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민주주의의 전제조건을 파괴한다"고 말했다.

그는 "혐오표현 대응은 하나의 수단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교육과 대항표현정책 등을 결합한 '칵테일 요법'이 필요하다"며 "모든 혐오표현을 규제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해악이 큰 선동형 혐오표현에 대한 정밀 규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항표현정책은 소수자 집단과 제3자를 보호하고 자력화를 지원하는 방법을 말한다.

박아란 고려대 미디어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는 연령과 학력,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이 두드러진다"며 "법 제정과 함께 국가 차원의 대응 원칙과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관련해 최근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상 혐오표현 규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무엇이 혐오표현인지에 대한 개념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인종·국가·지역·성별·장애·연령·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차별이나 폭력을 선동하거나 혐오심을 조장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정보를 불법정보로 규정했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7월 7일부터 시행된다.

홍 교수는 "혐오표현 개념은 워낙 모호하고 모욕형 혐오표현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선동이 가능하다"며 "어떤 표현을 규제 대상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이번 규정은 혐오표현 전반을 폭넓게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국가 권력이 개입하는 만큼 대상을 제한적으로 설정한 것"이라며 "무엇이 혐오표현인지에 대한 개념을 법 취지에 맞게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정보통신망법 개정은 혐오표현 규제의 첫발을 뗐다는 의미가 있다"며 "단순한 부분 개정에 머물지 않고 디지털 플랫폼의 책임과 이용자 권리 보호를 아우르는 전면적인 디지털 법제 개편에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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