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진출한 앤트로픽의 첫 대답은 "블로그 보라"[기자의눈]

IT/과학

뉴스1,

2026년 6월 21일, 오전 05:00

크리스 차우리(Chris Ciauri) 앤트로픽 인터내셔널 총괄(오른쪽), 최기영 앤트로픽 한국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앤트로픽 서울 오피스 개소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6.17 © 뉴스1 최지환 기자
"블로그에서 가장 정확한 최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에 사무실 문을 연 앤트로픽이 기자들의 질문에 가장 먼저 내놓은 대답은 자사 블로그를 보라는 말이었다. '미토스 수출 통제 사태'에 대해 묻자 나온 답변이다.

지난 17일 앤트로픽은 서울 오피스 개소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한국 시장 진출 배경과 사업 계획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취재진의 관심사는 '미토스', '페이블5', '프로젝트 글라스윙' 등에 쏠렸다. 행사 직전 미국 행정부의 수출 통제로 한국 시장에서 앤트로픽의 최상위 인공지능(AI) 모델 활용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백악관이 앤트로픽이 제출한 고성능 AI 모델 접근권 부여 명단에서 중국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한국 통신회사를 발견해 미토스 수출 통제 조치를 검토하게 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었다. 간신히 미토스 접근권을 얻을 수 있는 프로젝트 글라스윙에 합류한 한국이 이번 사태의 한가운데 휘말린 셈이다.

그러나 이를 묻는 질문에 크리스 차우리 앤트로픽 인터내셔널 총괄은 블로그를 보라고 답했다.

블로그를 보라는 취지의 답변은 세 차례 나왔다. 첫 질문이 막힌 후 빠르게 손을 들었다. "프로젝트 글라스윙에 한국에서는 KISA,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이 참여한다는 내용만 알려지고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다", "프로젝트 글라스윙에 추가로 더 참여하는 한국 기업이나 기관이 있나" 등의 질문을 던졌다. 내심 이어질 답변을 통해 의혹과 관련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기대했다.

"현시점에 프로젝트 글라스윙과 관련해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 최신 상황은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한국 진출 관련 활동에 대해선 기꺼이 답변드리겠다."

또 블로그를 보라는 말이 돌아왔다. 한국 진출 관련한 질문만 받겠다는 안내도 덧붙였다. 수출 통제 사태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사회자가 이를 끊어내기도 했다.

그나마 유의미한 답변은 수출 통제 사태를 한국 고객사의 우려와 엮은 질문에서 나왔다. 이번 사태가 국내 기업들의 '클로드' 도입 판단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지적이 나오자 "조만간 이 사안이 해소될 거로 본다"며 "수출 통제 지침이 오래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답이 겨우 나왔다.

해당 질문에 최기영 앤트로픽 한국 지사 대표는 "블로그에 업데이트되는 내용을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의 수출 통제라는 초유의 사태에 내놓을 수 있는 답은 제한됐을 터다. 하지만 말은 태도를 대변한다. 블로그를 보라는 말에는 앤트로픽이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태도가 담겼다. 앤트로픽의 한국 사업 관련 질문에만 답하겠다는 말은 조금 더 노골적이었다.

앤트로픽은 그동안 AI 안전과 윤리의 언어를 앞세우며 '책임감 있는 확장 정책'(RSP, Responsible Scaling Policy)을 지속해서 발표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앤트로픽은 오픈AI 등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해왔다. 그러나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글로벌 AI 연구개발 기업의 책임감 있는 언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많은 빅테크 기업이 한국을 찾는다. AI 시대 한국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상찬한다. "사랑해요, 연예가중계" 식의 립서비스가 이어진다. 이들의 방한이 책임감 있는 확장과 협력을 위한 것인지, 자신들의 AI를 스크린에 걸기 위한 홍보에 그치는 건 아닌지 분별이 필요한 시점이다.

간담회가 끝난 뒤 앤트로픽의 블로그를 다시 살펴봤다. "서울에 사무소를 열어 한국의 AI 분야를 이끌어가는 이들과 함께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최신 정보로 올라와 있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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