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평균가 1년새 21% 뛴다…부품값 급등 영향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24일, 오후 08:01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저가·대량 판매’에서 ‘고가·수익성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가격 급등으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제조사들이 저가폰 물량 확대보다 중고가·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0억9300만대로 전년 대비 12.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1억5200만대 줄어드는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스마트폰 시장가치는 6.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5~2027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시장 가치, ASP 전망 (사진=옴디아)
2025~2027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시장 가치, ASP 전망 (사진=옴디아)
출하량과 시장가치가 엇갈리는 배경에는 스마트폰 가격 급등이 있다. 옴디아는 글로벌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이 2025년 467달러(약 72만1000원)에서 2026년 565달러(약 87만2000원)로 오를 것으로 봤다. 1년 만에 98달러(약 15만1000원), 약 21% 상승하는 셈이다. 옴디아는 이번 ASP 상승폭이 성장률과 금액 기준 모두 업계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상승의 직접적 원인은 부품 원가 압박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은 전분기 대비 80% 이상 급등했다. 2분기에도 추가 인상이 이어졌다. 하반기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률이 한 자릿수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미 높아진 원가 수준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전략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저가 제품군을 앞세워 출하량을 늘리고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는 방식이 중요했지만, 원가 상승 국면에서는 저가폰 판매가 오히려 수익성을 훼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조사들은 저가 라인업을 줄이고 중고가·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옴디아는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스마트폰 브랜드가 신제품 가격을 인상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충격은 다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저가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은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은 선진시장은 출하량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전망이다.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저가폰 수요 기반 지역에 더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저가폰 시장의 주도권도 바뀔 수 있다. 옴디아는 주요 글로벌 제조사들이 초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100달러 이하 스마트폰은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대형 브랜드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영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초저가폰 시장은 글로벌 대형 업체보다 현지 중소 제조사나 지역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단말기 판매 외 수익원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옴디아는 앞으로 강한 입지를 확보할 업체는 기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생태계 기기, 서비스, 구독 상품 등을 통해 사용자당 생애가치(LTV)를 높일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봤다. 스마트폰을 한 대 더 파는 것보다, 기존 이용자에게 웨어러블·태블릿·클라우드·AI 서비스 등을 함께 판매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 회복은 2028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옴디아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2027년 감소폭은 0.9%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가격은 2027년부터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지만, 초저가 스마트폰 제조 원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비자가격 인하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의미 있는 출하량 회복은 2028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공급 능력 확대와 부품 가격 안정이 본격화돼야 저가폰 수요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메모리 가격 흐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계속 강하게 유지될 경우 스마트폰용 부품 가격 안정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주시 홍 옴디아 수석연구매니저는 “스마트폰 산업은 현재 단기 부품 원가 압박을 관리해야 하는 중대한 혼란기를 지나고 있다”며 “D램과 낸드 가격이 새로운 수준에서 안정되면 시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안정화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런아르 비요르호브데 옴디아 스마트폰 담당 수석애널리스트는 “저가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제조사와 지역이 특히 취약할 것”이라며 “사용자당 고부가·고마진 수익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기업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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