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늑장 증거’에 또 멈춘 TV조선 재승인 재판…3년 넘긴 결심, 9월로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7월 03일, 오후 07:4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 사건의 결심공판이 검찰의 뒤늦은 탄핵증거 제출로 또다시 연기됐다.

3년 넘게 이어진 재판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피고인 측은 검찰의 직접 수사 자체가 위법하다며 공소 기각을 거듭 주장했고, 재판부도 검찰의 늦은 증거 제출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3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나상훈 부장판사)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6명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당초 이날은 결심공판이 예정됐지만 검찰이 기일 나흘 전 탄핵증거를 추가 신청하면서 공방이 이어졌고, 재판은 약 5시간 만에 결심 없이 종료됐다. 다음 기일은 9월 1일 오후 2일로 지정됐다.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재판부 “늦은 증거 제출 이의제기 타당…변호인 의견 낼 기회 보장”

이날 최대 쟁점은 검찰이 결심공판을 앞두고 뒤늦게 제출한 탄핵증거였다.

피고인 측은 “탄핵증거가 특정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수준을 넘어 주요 공소사실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증거 신청 기각을 요청했다. 또 결심공판을 불과 나흘 앞두고 증거를 제출한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탄핵증거 신청 자체를 기각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늦은 탄핵증거 신청에 대한 절차상 이의제기는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측이 절차상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만큼 변호인들이 의견을 정리해 제출할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결심공판을 연기했다.

재판부는 검찰을 향해 “재판부가 경도될 수 있다는 변호인들의 의구심도 충분히 수긍된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호인 측도 납득할 수 있는 범위에서 명확하게 증거를 신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상혁 “총점도 넘고 과락도 없었다면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했을 것”

한 전 위원장은 이날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TV조선 재승인 심사가 이뤄질 당시)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며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TV조선을 재승인 취소하고 방송계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이어 “심사 결과가 과락이었다면 조건부 재승인이나 재승인 거부도 가능했지만 결국 조건부 재승인을 했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며 “총점도 넘기고 과락도 없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 오히려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겠느냐”고 주장했다.

◇“시행령으로 수사권 확대…위법 수사인 만큼 공소 기각해야”

한 전 위원장 측은 검찰의 직접 수사 자체가 위법했다는 주장도 재차 제기했다.

변호인은 “2022년 검찰청법 개정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에서 공직자범죄가 제외됐는데도 검찰은 시행령을 통해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작성죄를 부패범죄에 포함시켜 수사를 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개정 검찰청법의 입법 취지를 시행령으로 우회한 것으로 무효인 규정에 근거한 수사”라며 “위법한 수사에 기초한 공소인 만큼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점수 수정은 개인 판단”…심사위원들 공모 의혹 부인

이날 심사위원들의 점수 수정 경위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검찰은 심사위원장이 심사 과정에서 다른 심사위원에게 “TV조선 등 모든 사업자가 총점을 넘었고 과락도 없었다”는 취지의 심사 상황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피고인 측(심사위원)은 사전 공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재판부가 “누군가로부터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왜 점수를 수정했느냐”고 묻자, 심사위원 A씨 측은 “언론의 공정성과 편파성에 대한 내심의 판단에 따라 마지막 날 자발적으로 점수를 수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B씨 측도 “회의 중 누군가가 점수를 수정해도 되느냐고 물었고 가능하다는 답을 듣고 스스로 판단해 수정했을 뿐”이라며 외부 지시나 공모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결심공판은 오는 9월 1일 오후 2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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