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이용하려면 본인인증 하세요"…강화되는 AI 통제

IT/과학

뉴스1,

2026년 7월 09일, 오전 06:01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인공지능(AI) 모델을 쓰려면 신분증을 꺼내 들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미국 정부의 '미토스 수출 통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글로벌 AI 기업들이 이용자 신원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등 AI 통제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다. 업체들은 미성년자 계정 확인, 불법 계정 차단 등을 목적으로 이 같은 절차를 도입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국가 전략 자산화된 AI를 통제하기 위한 밑 작업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적에 따른 AI 접근 제한 목적으로 해당 규정이 활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앤트로픽은 8일(현지시간)부터 특정 상황에서 사용자에게 여권이나 운전면허증을 요구하는 내용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적용한다.

지난달 앤트로픽이 발표한 새로운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특정 상황에서 당사는 귀하의 연령 또는 신원을 확인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며 정부 발행 신분증 이미지 및 신분증 번호·생년월일, 사용자 이미지 등 개인정보 수집 가능성을 명시했다.

이와 관련해 앤트로픽이 클로드 고객지원 웹사이트에 올린 게시물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기술 오용 방지, 사용 정책 및 법적 의무 준수를 위해 사용자 신원 확인 기능을 도입했으며, 여권·운전면허증·주민등록증 등 사진을 올리고, 휴대전화나 웹캠으로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얼굴을 찍어달라는 요청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신분증과 사용자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대조해 신원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앤트로픽은 신원 확인을 요청하는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았다. '특정 상황', '몇 가지 사용 사례' 등으로만 표기했다.

앤트로픽은 그동안 자사 AI 모델 '클로드' 이용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제한해왔지만, 이 같은 신분 확인 절차를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픈AI도 지난 1월 비슷한 절차를 도입한 바 있다. 사용 패턴과 주요 활동 시간대 등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18세 미만인지 연령을 예측해 청소년 보호 장치를 적용하고, 18세 미만으로 잘못 분류된 사용자는 이를 해제하기 위해 신분증 사본을 제출해야 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국가 전략 자산화된 AI를 통제하고, 사용자를 걸러내기 위한 사전 작업 성격의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앤트로픽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외국인의 '클로드 미토스5'·'클로드 페이블5' 접근을 전면 중단하는 수출 통제 지침을 내렸다. 두 모델 모두 앤트로픽의 최상위급 AI로, 미토스는 사이버 보안 위협 우려로 현재 제한적으로 접근권이 제공되고 있다. 페이블5는 미토스에 안전장치를 달고 일반에 공개된 모델이다.

이후 미 상무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 같은 수출 통제를 해제했고, 페이블 서비스가 재개됐지만 한국을 포함한 외국 기관 및 기업의 미토스 활용은 아직 제한되고 있다. 또 수출 통제 사태를 촉발한 미국 정부의 '첨단 AI 혁신 및 안보 증진' 행정명령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행정명령은 AI 기업이 새 고성능 모델을 출시하기 전 자발적인 검증 절차를 마련하고 정부의 보안 검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앤트로픽 측은 페이블 서비스를 재개하면서 미국 정부와의 첨단 AI 보안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발표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AI 모델의 경우 정부에 사전 접근 권한을 제공하고, 정부가 해당 모델을 출시하기 전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협력할 방침이다.

이처럼 향후 미 행정부의 AI 수출 통제 조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AI 업체들이 이를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신분 인증 절차 도입으로, 추후 정치·외교적인 상황에 따라 보다 정교한 방식의 AI 통제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외신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테크크런치는 "이번 조치는 앤트로픽이 자사 AI 접근 권한을 둘러싸고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행정부를 진정시키려는 시점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모델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오픈AI 측에 차세대 AI 모델 'GPT-5.6' 출시 시기를 조절할 것을 요청했다. 신뢰할 수 있는 일부 파트너에게 먼저 제공한 뒤 순차적으로 확대 출시하라는 요청이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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